김선빈 후계자 경쟁이 벌어지는가?
KIA 타이거즈 3년차 내야수 윤도현(21)이 지난 25일 KT 위즈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4안타를 터트리며 기염을 토했다. 쿠에바스를 상대로 첫 타석 중전안타를 터트렸다. 두 번째 타석(원상현)은 좌월홈런을 작렬했다. 세 번째 타석은 적시타, 네 번째 타석은 3루수 옆을 빠지는 2루타까지 생산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좌중간을 가를 뻔한 강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수비에 잡혀 사이클링 히트는 실패했다.
캠프 첫 연습경기인데다 상대 투수가 100% 구위가 아닐 수도 있지만 4안타는 분명히 의미가 있었다. 정교한 타격에 파워스윙까지 유감없이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화끈한 타격으로 2024시즌 첫 출발부터 눈도장을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캠프 분위기를 화끈하게 달구는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었다. 당연히 팬들도 반색했다.
윤도현의 등장은 여러가지 흥미로운 관전거리를 던져주었다. 광주일고 시절 광주 동성고 김도영과 함께 쌍벽을 이루던 실력파였다. 타격 수비 주루 삼박자를 갖춘 유망주였다. 강인한 멘탈까지 갖춰 장차 동기생 김도영과 KIA 내야진을 함께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KIA가 2차2라운드(전체 15순위)에 낙점한 이유였다.
그러나 2022년 3월 시범경기 도중 수비를 하다 하필이면 김도영과 부딪혀 중수골 골절상을 입었다. 2년 동안 재활을 하느라 잠재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힘겨웠던 2년이었지만 작년 시즌을 마치고 몸이 완전히 회복되자 다시 신발끈을 동여맸다. 비시즌 기간을 잘 훈련했고 호주 캔버라 1차 캠프에 이어 오키나와 캠프까지 모처럼 제대로 준비했다. 첫 연습경기에서 2루수로 출전해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윤도현의 등장으로 당장은 백업경쟁이지만 미래의 2루수 경쟁도 불이 붙고 있다. KIA 내야진 가운데 2루수 후계자가 필요하다. 나머지 포지션은 박찬호 김도영 이우성 등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다. 현재 2루수 주전은 김선빈이다. 올해 만 35살이 된다. 3년간 FA 계약을 맺어 2026년까지 뛴다. 세월이 무게를 느끼기 시작했다. 풀타임은 쉽지 않다. 후계자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그 시점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윤도현과 박민이다. 작년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는 박민이 우위에 있었다. 2020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을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포구와 송구, 푸드워크 등 수비력이 워낙 출중해 내야 전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다. 타격이 관건이었는데 호주리그에서 뛰면서 경험을 쌓았다. 타격도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병역의무도 마쳐 박민이 백업주전으로 무혈입성하는 듯 했다.
윤도현이 캠프에서 화끈한 타격을 과시하면서 경쟁무드가 조성됐다. 윤도현은 송구 부담이 있는 3루수 보다 2루수가 적합하다. 발도 빨라 수비폭도 넓다. 이범호 감독이 첫 연습경기에 2루수로 기용한 것도 의미가 있다. 계속 타격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활용도도 높아질 수 있다. 아직 1군 경혐이 단 1타석에 불과하고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불리함은 있다. 그러나 윤도현의 등장으로 김선빈의 후계자 경쟁도 관심을 모은 것은 분명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