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류현진(37)의 8년 170억 원 계약은 오버페이일까. 아니면 적정 금액일까. 미국 저명 경제지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성과에 비하면 큰돈이 아니라는 시선을 보였다.
미국 저명 경제지 ‘포브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37살 투수가 8년 14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라는 기사를 통해 한미 야구계의 시장 과열 현상을 짚고, 류현진 계약의 가치를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포브스는 “매일 새로운 야구 계약서가 구단주와 임원진들의 재정 책임 수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같다”라며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훌륭한 인재를 위해 7억 달러를 쓰는 게 충분하지 않았던 LA 다저스는 아직 미국에서 경기를 뛰지 않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3억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미국 경험이 전혀 없는 한국의 스타 이정후를 6년 1억1300만 달러에 영입했다”라고 메이저리그의 시장 과열 현상을 짚었다.
이어 “이정후는 KBO리그 1군에서 6년 이상 뛰면서 통산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다. 굉장히 좋은 수치다. 하지만 이런 계약들에는 위험성이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8년 총액 170억 원에 한화로 전격 복귀한 류현진. 이는 종전 KBO리그 다년계약 최고액이었던 두산 양의지의 4+2년 152억 원을 경신한 역대 국내 최고 대우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다 2022년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의 4년 151억 원 계약 또한 훌쩍 뛰어넘었다.
류현진의 계약조건 또한 얼핏 보면 위험성을 수반한 것처럼 느껴진다. 일각에서는 오버페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화 구단은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한화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포브스는 “3월에 37세가 되고 2016년 어깨 수술을 받고 2022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투수는 왜 8년 계약을 체결할까. 이는 한화가 류현진을 데려오면서 한 일이다”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이는 KBO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지만 류현진에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성과에 비하면 그리 많은 금액이 아니다”라는 시선을 드러냈다.
포브스는 “류현진은 2013년 보너스와 함께 6년 3600만 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다. 그는 다저스에서 54승 33패를 기록했고, 여러 차례의 부상에도 연평균 123⅓이닝을 소화했다”라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 이후에는 수술대에 오른 시간이 더 많아 연평균 6승에 79이닝을 기록했다. 이는 류현진 은행 계좌에는 좋은 일이었지만 토론토 수익은 좋지 못했다”라고 근거를 뒷받침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추신수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 추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2020년까지 약 1억4800만 달러를 벌었다. 추신수 역시 한국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고, 최근 41세의 나이에 은퇴를 하기로 결정했다. 류현진, 추신수 모두 한국에서 사랑받는 영웅이다”라고 설명했다.
12년 만에 돌아온 류현진의 2024시즌 목표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한화를 가을 무대로 이끄는 것이다. 류현진은 “그래도 올해 포스트시즌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게 첫 번째다”라며 “고참급, 베테랑 선수들도 많아졌고, 작년과 올해 FA 선수들도 영입했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거 같다. 어린 선수들도 지난해 좋은 모습 보이면서 올 시즌 조금 더 자신감 갖고 시즌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은 아직까지 우승반지가 없다. 데뷔 첫해부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삼성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고,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도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8년 다저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 나섰으나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한화 역시 1999년 우승을 끝으로 반지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터.
류현진은 “8년 동안 이루고 싶은 건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외에는 없다”라고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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