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외야 경쟁이 치열하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떠난 키움 외야진에는 외국인 선수 도니 로슨, 지난해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합류하자마자 깜짝 활약을 한 이주형이 주전 두 자리를 맡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외야 한 자리를 두고 이형종, 이용규, 박수종 등이 경쟁 구도”라고 언급했다.
도슨은 지난해 7월 대체 외인으로 합류했다. 키움은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던 도슨을 8만 5000달러의 저렴한 비용으로 영입했다. 도슨은 5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6리(229타수 77안타) 3홈런 29타점 OPS .852를 기록하며 뛰어난 가성비를 보여줬다. 키움은 올해 도슨과 총액 6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이주형은 지난해 7월말 LG와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은 선발 투수 최원태를 LG로 보내고, 이주형과 신인 투수 김동규,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LG에 입단한 이주형은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2월 제대했다. 고교 시절부터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LG에서 1군 기회는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뒤 1군에서 주전으로 기용되자, 이주형은 잠재력을 터뜨렸다. 키움에서 5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 6홈런 34타점 30득점 3도루 OPS .911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우익수 도슨, 중견수 이주형과 짝을 이룰 좌익수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팀내 최고참 이용규(39), 퓨처스 FA 이형종, 육성 선수로 깜짝 등장한 박수종 등이 있다.
올해로 프로 21번째 시즌을 뛰는 이용규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 2004년 LG에 입단해, KIA와 한화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2021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의 리빌딩 정책으로 방출됐던 이용규는 2021년 키움에서 133경기 타율 2할9푼6리(459타수 136안타) OPS .765를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2년간 부진했다. 2022년 86경기 타율 1할9푼9리(271타수 54안타)로 부진했고, 지난해는 손목 부상으로 50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2할3푼4리(154타수 36안타)를 기록했다. 컨택 능력, 기동력을 갖춘 이용규가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형종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의 자세다. 이형종은 2022시즌을 마치고 퓨처스리그 FA 자격을 얻었고, LG를 떠나 키움과 4년 총액 20억 원의 FA 계약을 했다. 지난해 연봉 1억2000만 원, 올해 연봉 6억8000만 원, 그리고 2025년과 2026년은 각각 연봉 6억 원을 받는다.
4년 20억원 계약 첫 해 이형종은 몸값을 하지 못했다. 출장 기회를 보장받으면 LG 시절 좋았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형종은 지난해 키움 유니폼을 입고 99경기에서 타율 2할1푼5리(316타수 68안타) 3홈런 37타점 35득점 OPS .646에 그쳤다. 8월과 9월에는 대부분 2군에 내려가 있었고, 9월 10일이 1군에서 마지막 경기였다.
이형종은 “창피했다. 미안하고 창피했다. 지난해 10월 시즌이 끝나자마자 올 시즌 준비에 들어가 움직였다”며 여느 때보다 비시즌 개인 훈련에 몰두했다. 이형종과 이용규는 지난 1월초 일본 오키나와에서 함께 자율 훈련을 하며 의기투합을 하기도 했다.
충암고-경성대를 졸업한 박수종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고, 2022년 육성 선수로 키움에 입단했다. 2년째 육성 선수로 퓨처스리그에서 뛰던 박수종은 지난해 7월 중순 정식 선수로 등록되면서 1군에 콜업됐다. 타석 기회 없이, 대주자와 대수비로 2경기를 뛰고 2군에 내려간 박수종은 9월 확대 엔트리 때 다시 1군 기회가 주어졌다.
박수종은 9월 21일 고척 NC전에서 데뷔 첫 안타와 함께 3안타를 때려냈고, 이후 11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박수종은 데뷔 첫 안타 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13경기 중 11경기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4할2푼2리(45타수 19안타) 3타점 7득점 장타율 .533, OPS .993을 기록했다.
표본이 적지만, 시즌 막판 순위 다툼을 하는 팀들을 상대로 타격 지표는 돋보였다. 박수종은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수비 능력도 지녔다. 박수종은 육성 선수 신화를 쓴 서건창의 배번(14번)을 달고 뛰며 키움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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