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던 강타자 코디 벨린저(29)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FA 재수를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벨린저와 컵스가 계약 첫 두 시즌 동안 각각 옵트아웃이 포함된 3년 8000만 달러(약 1066억원) 계약에 마침내 합의했다. 컵스와 벨린저는 아직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계약은 공식발표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벨린저는 2019년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한 스타 플레이어다. MVP 수상 당시 156경기 타율 3할5리(558타수 170안타) 47홈런 115타점 121득점 15도루 OPS 1.035를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벨린저는 MVP 수상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겪었고 결국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다저스에서 논텐더로 방출됐다. 컵스와 1년 1750만 달러(약 233억원)에 계약한 벨린저는 지난해 130경기 타율 3할7리(499타수 153안타) 26홈런 97타점 OPS .881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벨린저는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이정후와 함께 중견수 FA 최대어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정후가 포스팅 직후 빠르게 계약에 성공한 것과 달리 벨린저는 오랫동안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한국 최고의 타자다. 2022년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고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휩쓸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지난해에는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FA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6억원)에 계약하면서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대 계약을 맺었다. 또한 버스터 포지(9년 1억6700만 달러), 자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맷 케인(6년 1억2750만 달러),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 달러)에 이어서 샌프란시스코 역대 계약 5위에 올랐다.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와 달리 벨린저는 스프링 트레이닝과 시범경기가 시작된 시점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FA 미아로 남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875경기 타율 2할5푼8리(3126타수 805안타) 178홈런 519타점 529득점 82도루 OPS .829를 기록했고 2017년 내셔널리그 신인상, 2019년 내셔널리그 MVP, 2019년 내셔널리그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 올스타 2회(2017년, 2019년), 실버슬러거 2회(2019년, 2023년)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벨린저는 2억 달러(약 2665억원)가 넘는 계약을 따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벨린저도 시즌 개막이 가까워지자 어쩔 수 없이 사실상 FA 재수나 다름없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FA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벨린저가 사실상 백기를 들고 컵스와의 재계약을 결정하면서 아직 시장에 남아있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 등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차갑게 식어버리면서 이정후의 계약은 더욱 성공적인 계약으로 재평가가 될 전망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