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괴물 투수’ 류현진(37)이 내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2024시즌 개막전 선발등판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팀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시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새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33)가 첫 실전에서도 호투를 펼치며 개막전 빅매치를 예고했다.
LG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 첫 실전이었다.
홈팀은 박해민(지명타자) 홍창기(중견수) 김현수(좌익수) 오스틴 딘(1루수) 오지환(유격수) 박동원(포수) 김민수(3루수) 문성주(우익수) 신민재(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투수는 선발 엔스(25구) 다음으로 최원태(15구) 이종준(49구)이 던졌다.
원정팀은 구본혁(유격수) 손용준(2루수) 문보경(지명타자) 김성진(3루수) 김현종(중견수) 허도환(1루수) 김성우(포수) 전준호(좌익수) 순으로 9번 타순 없이 8명으로 타순이 돌았다. 투수는 선발 김진수(40구)에 이어 이상영(9구) 최동환(18구) 김대현(14구)이 나섰다.
LG가 신규 외국인 선수 100만 달러 상한액을 투자해 데려온 엔스가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 호투했다. 1회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 2회 김성진과 김현종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1회 수비 실책을 빼곤 퍼펙트 투구. 최고 147km, 평균 145km 직구 중심으로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던졌다.
LG의 새로운 1선발로 기대를 모으는 엔스는 지난 21일 첫 라이브 피칭 때도 최고 148km, 평균 147km 직구를 비롯해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5가지 구종을 점검하며 염경엽 LG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염경엽 감독은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 완성도만 올리면 훨씬 더 위력적일 것이다. 15승 이상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직구, 커터 등 빠른 공 위주로 던지는 엔스가 오프 스피드 구종인 체인지업까지 장착하면 KBO리그에서 충분히 톱클래스가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백전을 마친 뒤 엔스는 “오늘 경기 괜찮았다. 모든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져서 만족한다. 포수 박동원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같은 생각으로 게임을 운영해 좋았다”고 말했다. 김경태 LG 투수코치는 엔스에 대해 “전체적으로 무난한 피칭이었다. 2이닝 동안 투구수 25개에 무안타 무실점으로 147km 이상 직구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가 좋았다. 체인지업은 남은 기간 보완을 해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엔스가 지금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3월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개막전 선발 계획은 바뀌지 않는다. 한화에 돌아온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전 상대 선발이 엔스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로 보면 두 선수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류현진은 계약이 늦어지면서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합류가 지난 23일에야 이뤄졌다.
그동안 개인 운동으로 꾸준히 몸을 만든 류현진은 캠프 합류 첫 날부터 불펜 피칭을 소화했지만 아무래도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예년보다 시즌 개막이 일주일 앞당겨지면서 류현진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개막을 맞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반면 캠프 시작부터 단계별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엔스가 컨디션 면에선 조금 더 좋은 상태가 될 수 있다. 류현진이라는 이름값에 눌릴 수 있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LG 타선을 감안하면 개막전 승부는 쉽게 점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LG 청백전은 엔스에 이어 나온 최원태가 최고 146km 직구 중심으로 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서 넘어온 이종준도 2이닝 2피안타 2사구 2탈삼진 2실점(무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5km. 원정팀에선 선발 김진수가 2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어 이상영(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최동환(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 김대현(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야수 쪽에선 김현수와 박동원이 1안타 1타점씩, 손용준이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구본혁은 3회 중견수 쪽 2루타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전천후 내야 수비 요원인 구본혁은 “캠프에 와서 감독님, 코치님들께 배운 것들이 많이 정립되고 있다. 가르쳐주시는 대로 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계속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LG는 오는 27일 투산 키노구장에서 NC 다이노스 상대로 첫 대외 실전 경기를 갖는다. 29일 자체 청백전에 이어 내달 1일 스코츠데일 홈에서 NC를 상대로 두 번째 대외 연습경기를 치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