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부족하다".
KIA 타이거즈가 25일 오키나카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한다. 3월 6일 귀국까지 6경기를 갖는다.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도 끌어올리고 경쟁 포지션 선수들의 옥석도 가리게 된다. 이범호 신임 감독의 용인술도 조금은 가늠할 수 있다.
KIA는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으로 꼽힌다. 2017년 통산 11번째 우승 이후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발진이 강하고 불펜층도 두터워졌다. 정교함과 파워, 기동력까지 갖춘 타선의 짜임새도 단단하다. 선수들도 우승의 적기라고 생각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의 부임과 함께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해보자는 의지가 강하다.
KIA 베테랑 투수 양현종은 우승후보라는 점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지난 24일 OSEN과의 현지 인터뷰에서 “이 시기에는 모든 팀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물론 타 구단에서 우리를 강팀으로 평가하는 건 기분 좋고 기대되지만 아직 우승권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원투 펀치와 주전 멤버들의 적지 않은 나이를 변수로 꼽았다. 이어 “기대가 많이 되지만 모든 팀들이 0에서 출발한다.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도 우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자기 진단을 한 것이다. 실제로 KIA의 성적을 가늠할 결정적인 변수이다.
KIA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을 영입했다. 둘 다 우완 정통파로 구위형 외인이다. 크로우는 두 번이나 메이저리거 풀타임의 경력을 갖췄다. 150km의 직구에 스위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네일도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었다. 역시 150km대 강속구와 투심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위퍼도 던지기도 했다. 2017년 헥터 노에시, 팻 딘 이후 가장 기대받는 원투펀치이다.
KIA 선발진에는 10년 연속 170이닝에 도전하는 양현종, 첫 15승 가능성을 주목받는 이의리, 2년차로 10승을 목표로 삼은 윤영철까지 국내파 선발트리오가 있다. 모두 작년 풀타임을 보낸 선발들이다. 두 외인투수가 풀타임과 160이닝 이상을 소화한다면 강력한 5선발을 가동할 수 있다. 선발진이 잘 돌아가면 불펜의 힘도 덩달아 좋아진다. 성적도 당연히 따라온다. 그 키를 외인 두 투수가 쥐고 있는 것이다.
주전들 가운데 고령이 많은 것도 정확한 진단이었다. 여전히 4번타자로 기대를 받는 최형우는 올해 41살이 된다. 강력한 3번타자 나성범과 주전 2루수이자 3할 타자 김선빈, 주전포수 김태군도 각각 35살이다. 고종욱과 서건창도 35살이 된다. 철저하게 체력 관리를 하면서 부상위험도 줄여야 하는 나이이다. 아울러 유사시 이들의 뒤를 받치는 백업전력이 반드시 구축이 되어야 144경기를 치를 수 있다. 대투수가 꼽은 변수가 긍정적으로 해소된다면 KIA는 정상권이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