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를 모르는 일본의 홈런왕 쓰쓰고 요시토모(33)는 재기할 수 있을까.
쓰쓰고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교체로 출장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쓰쓰고는 이날 6회초 대수비로 출장하면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타순은 7번 타순으로 들어갔다. 7회말 2사 1루의 첫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9회말 쓰쓰고는 마지막 타자가 되는 것을 거부했다. 9회말 2사 2,3루의 기회에서 컵스의 크리스 카흐마를 상대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0-8로 패배가 굳어진 상황에서 팀의 시범경기 첫 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오토 로페즈의 투런포로 쓰쓰고는 홈까지 밟았고 샌프란시스코는 4-8까지 따라갔다. 팀의 패배를 막아내지는 못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쓰쓰고 덕분에 영패는 면했다.
쓰쓰고는 불굴의 사나이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였고 일본대표팀의 4번 타자이기도 했다. 2010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데뷔한 뒤 2019년까지 10시즌 통산 968경기 타율 2할8푼5리(3426타수 977안타) 205홈런 613타점 OPS .910으로 활약했다. 2016년에는 44홈런으로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 WBSC 프리미어12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활약하면서 메이저리그 관심을 받았다. 2019년 타율 2할7푼2리 29홈런 79타점 OPS .899의 성적을 찍은 쓰쓰고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2020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2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춰진 2020년 7월25일 데뷔전에서 토론토 선발이었던 한국인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 투런 홈런을 치며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LA 다저스의 웨이버 클레임으로 이적했지만 부상 여파로 12경기 타율 타율 1할2푼을 기록한 채 다시 방출됐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한 뒤에 깜짝 반등했다. 32경기 타율 2할6푼8리(127타수 34안타) 8홈런 25타점 OPS .883으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년 400만 달러에 재계약 했지만 2022년 사시 타율 1할7푼1리 2홈런 19타점 OPS .478로 부진했고 8월 초, 방출됐다. 2022년에는 토론토에서 시즌을 마쳤고 2023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트리플A에서 타율 2할4푼9리 6홈런 33타점 OPS .812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빅리그 콜업은 없었고 6월 옵트아웃으로 방출됐다. 지난해 독립리그를 거쳐서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고 올해 다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부활에 도전한다.
일본 홈런왕의 자존심을 구겼고 4번이나 방출 당했지만 쓰쓰고는 빅리그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했다. 포기를 모른 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일본 복귀설도 꾸준히 흘러 나왔지만 쓰쓰고의 선택은 언제나 메이저리그였다.
한편, 쓰쓰고는 2020~2021년 탬파베이 시절 최지만(현 뉴욕 메츠)에 이어서 다시 한 번 한국인 동료 이정후를 만나게 됐다. 이정후는 “쓰쓰고가 ‘안녕하세요’를 알고 있더라. (최)지만이형이랑 탬파베이 레이스에 같이 있어서 그런지 안녕하세요를 잘 하더라”며 “같은 동양인 선수로서 동질감 느낀다”고 말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메이저리그 복귀에 도전하는 쓰쓰고. 과연 이정후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쓰쓰고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첫 관문 넘기가 시작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