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한화에 복귀하면서 올 시즌 다양한 볼거리가 생길 전망이다. 1군 통산 168승에 빛나는 KIA 에이스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도 그 중 하나다. 류현진과 양현종은 2007년 4월 29일 무등야구장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당시 류현진은 8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반면 양현종은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24일 KIA의 2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만난 양현종은 “당시 현진이 형은 이미 정점을 찍는 상태였고 저는 선발진에 펑크가 나면 기회를 얻는 입장이었다. 선수들도 상대하는 게 쉽지 않다고 여겼지만 저는 너무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조기 강판의 아픔을 맛본 그는 눈물을 훔쳤다. “어느덧 연차가 됐는데 당시 자료화면을 보면 왜 그랬을까 싶었다. 쉽게 말해 모든 편견을 깨고 싶어서다. 한편으로는 정말 절실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다 잡기도 한다”. 양현종의 말이다.
양현종에게 류현진과 리턴 매치를 하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묻자 “맞대결하게 된다면 우리 타자들을 열심히 응원할 거다. 우리 타자들이 현진이 형을 잡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 역시 한화 타자를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 여전히 위압감이 대단한 현진이 형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면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저도 경기하면서 현진이 형의 투구를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거고 승패를 떠나 배우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현종은 또 “현진이 형 얼굴을 보니까 밝아 보여 좋았다. 이제 정말 편하게 야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현진이 형과 만나게 된다면 미국에 있을 때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이른바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된다. 이와 관련해 양현종은 사견을 전제로 “지금껏 심판진에서 스트라이크를 볼로 잡는 것보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콜하는 게 더 많았다. 투수들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 “아무래도 곽빈(두산), 박세웅(롯데), 이의리(KIA) 등 커브를 많이 던지는 투수가 유리할 것 같다. 저 또한 커브 구사 비율이 높지 않은데 올해부터 비중을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BO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입된 피치클락도 전반기 시범 운영할 예정. 이에 양현종은 “아직 연습을 해본 건 아니지만 투수들이 피치클락에 신경 쓰느라 정신없을 것 같다. 과연 스피드업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특히 어린 투수들이 피치클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기 투구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더 많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올 시즌 KIA는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팀의 에이스로서 어떤 느낌이 들까. 양현종은 “이 시기에는 모든 팀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물론 타 구단에서 우리를 강팀으로 평가하는 건 기분 좋고 기대되지만 아직 우승권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원투 펀치와 주전 멤버들의 적지 않은 나이를 변수로 꼽았다. “기대가 많이 되지만 모든 팀들이 0에서 출발한다.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