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안 쓴다→기회 준다” 달라진 염갈량, 4kg 살 뺀 ‘잠실 빅보이’의 평상심 “부담 잊고 재미있게 야구 하고 싶다” [오!쎈 이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4.02.23 18: 41

 LG 트윈스 ‘잠실 빅보이’ 이재원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챔피언스파크에서 2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훈련하고 있다. 오는 6월 군대 입대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훈련하고 있는 1군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올 시즌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선수 위주로 스프링캠프 명단을 꾸렸다. 상무야구단에 지원한 이재원은 최종 합격할 경우, 오는 6월초 입대를 하게 된다. 개막 후 2개월 정도 밖에 뛸 수 없는 이재원은 1군 전력 외로 분류됐다. 
2월초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염 감독은 “이재원은 군대 가기 전에 1군에서 안 쓸 생각이다. 군대 가면 2년 공백이 생긴다. 다른 선수를 키워야 한다. 그게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냉정하게 팀 운영을 언급했다.

 2군 캠프에서 훈련 중인 LG 이재원이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그런데 2월 중순 변수가 생겼다. 거포 유망주 김범석이 스프링캠프에서 내복사근 부상을 당했고, 중도 귀국했다.
지난해 입단한 김범석은 장타력을 지닌 차세대 주전 포수로 꼽힌다. 염 감독은 올 시즌 김범석을 백업 포수, 백업 1루수로 출장 기회를 주려고 했다. 김범석과 송찬의 등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군 입대가 유력한 이재원을 1군 전력 외로 생각한 것. 
김범석이 부상을 당하면서 이재원의 입지에 변화가 생겼다. 염 감독은 김범석이 체중 감량을 하지 못한 것을 부상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하며 질타했다. 김범석이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이재원에게 1군 기회를 줄 뜻을 보였다.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LG 김범석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2024.02.07 /sunday@osen.co.kr
22일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이재원은 몸집이 가벼워보였다. 이재원은 “체중이 4kg 정도 빠졌다. 훈련량 많아서인지, 많이 먹었는데도 빠지더라”고 웃으며 근황을 말했다. 이어 “2군 캠프 훈련량이 많다. 밤에 야식도 안 먹고 자니까. 일찍 일어나서 아침 먹고 하루 훈련을 하면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재원은 염경엽 감독의 의중이 담긴 기사를 봤다. 이재원은 "(1군에서 안 쓴다는 내용) 솔직히 마음의 상처를 좀 받았죠"라고 말했다. 최근 김범석이 부상으로 중도 귀국하면서, 이재원의 처지가 바뀌었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에게 1군 기회를 줄 뜻을 보였다.
이재원은 "(김범석의 부상) 솔직히 좋은 건 없고, 그냥 그렇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팀 후배의 부상으로 입지가 달라진 것을 마냥 좋을 수는 없다. 이전과 같이 훈련에 집중한다.
그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내 갈 길만 가려고 한다. 포기하지 않고 쭈욱 가면 좋은 일이 올 것이라 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입대 전까지는 부담없이 하려고 한다. 재미있게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부담감에 눌리지 않고, 마음을 비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LG 이재원 / OSEN DB
이재원은 2군 캠프에서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배팅, 수비 모두 많이 하고 있다. 지금 캠프에서는 수비는 1루 수비만 한다. 상무에 간다면 외야와 1루 두 개 포지션 다 하고 싶다. 외야든 1루든 잘 하고 싶다. 두 포지션 모두 잘 하고 와서 경쟁력을 있게..."라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하고, 오전 9시반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훈련을 시작한다. 오전 10시반부터 캐치볼, 팀 플레이, 수비(펑고) 등을 하고 오전 훈련이 끝난다.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1시부터 배팅 훈련, 배팅 도중에 로테이션으로 돌면서 베이스러닝 등을 한다. 오후 3시10분 엑스트라 훈련을 1시간 정도 하면 오후 훈련이 끝난다. 저녁 식사를 하고서 오후 6시반에 야간 훈련(배팅, 자아발전)을 시작해 밤 8시에 하루 훈련이 모두 끝난다. 
이재원은 2월 중순 상무야구단의 체력 테스트를 치렀고, 최종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예년과는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재원은 "지난해는 정말 흔치 않은 기회였다. 감독님이 부임하시자마자 저한테 기회를 준다고 하셨고, 그 기대에 뭔가 반만이라도 부응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다 보니 더 내 자신을 몰아부쳤던 것 같다. 좀 더 하자. 그러다 부상 당하고 마음이 급해졌다. 또 다치고 점점 뜻대로 안 된고 급해지고 그랬다. 
올해는 180도로 많이 바뀌었다. 좀 많이 내려놨다.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고, 좀 편하게, 다치는 것은 둘째고, 정말 재미있게 야구 하고 싶다. 쫓기는 거 없이 진짜 재미있게 하고..."라고 말했다. 부담도 욕심도, 마음을 비운 것이다. 
LG 이재원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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