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팬들의 마음이 설레이고 있다.
한화는 2023시즌 리그 9위였다. 58승6무를 올렸고 80패를 당했다. 승률은 4할2푼이다. 2022시즌 승률 3할2푼4리(42승2무96패)보다 1푼이 올랐다. 채은성의 영입과 홈런왕 노시환의 성장으로 타선이 강해졌고 FA 이태양 영입, 160km 영건 문동주의 성장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2018년 3위 이후 9위-10위-10위-10위-9위의 성적이었다.
9위에 그쳤지만 팀 간 성적도 많이 개선했다. 2022시즌은 키움과 롯데를 상대로 1승씩 더 챙겼고 나머지 7개 팀에게는 승리를 많이 헌납했었다. 4개팀에게 승패 적자 5개 이상이었다. 2023시즌은 달랐다. 5승 이상 차이가 난 팀은 SSG 한 팀이었다. 승패 적자를 크게 줄이면서 상승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2024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안치홍을 영입했다. 통산 2할9푼7리 140홈런 843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00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3할에 가까운 정교한 타격과 간혹 터지는 장타까지 한화 타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의 마운드에 타선이 보강됐으니 승률 5할에 도전할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안치홍의 영입으로 8승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한화의 가을행을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마운드가 단단하지 않다라는 진단이었다. 선발진은 펠릭스 페냐, 로베르토 산체스의 외인원투펀치와 문동주까지 3선발까지는 탄탄했으나 4~5선발과 지원군 6~8선발진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마무리 투수를 비롯한 불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류현진이 전격 복귀하면서 마운드 전력을 뒤바꾸었다. KBO리그를 지배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78승을 올리며 정상권 투수로 활약했다. 올해 37살의 나이와 수술경력이 걸리는 대목이지만 몸상태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양한 변화구와 절묘한 제구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했다. 작년 재활을 마치고 복귀해 6경기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최원호 감독은 "컨디션이 좋다면 1선발로 개막전에 등판시키겠다"며 크게 기대했다. 류현진도 23일 오키나와 출국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팀의 다년 계약을 거부했다. 그때면 나이 마흔이다"고 토로했다. 다년 계약을 수락했다면 건강한 몸으로 한화 복귀의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어 "실내에서 65구까지 던졌다"며 몸 상태에 자신감을 보였다.
선발투수는 대략 30경기 안팎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의 구위와 탁월한 경기 운영을 감안한다면 경기당 6이닝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150이닝 이상을 언급했으나 170이닝까지 소화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20개도 충분히 작성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물론 2점대 평균자책점도 예상된다.
퀄리티스타트 20회를 작성한다면 팀의 승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10승은 기본이고 15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특히 연승을 이어주거나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 노릇도 기대받는다. 장기레이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연패 수렁이다. 류현진이 1선발로 제몫을 한다면 선발진에 투입할 투수를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 불펜까지 강화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강력한 선발투수가 있으면 야수진도 달라진다. 승리를 지켜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타격과 수비에서 훨씬 집중력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선수들의 패배의식도 털어낼 수 있는 분위기까지 만들 수 있다. 류현진의 복귀와 함께 승리를 헌납하기 보다는 흑자 기조로 바꿀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2018년 이후 희망에 불과했던 가을야구 티켓도 거머쥘 수 있다. 한화 보살팬들의 마음도 크게 설레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