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7)의 복귀가 결정되기 전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낙점된 문동주(21)가 대선배 류현진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진흥고를 나와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1차 지명된 문동주는 첫해 13경기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의 시행착오를 거쳐 2년차 시즌 한국 야구를 이끌 우완 에이스가 될 자질을 뽐냈다. 23경기 118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의 호투를 펼쳤고, 시즌 종료 후 개최된 KBO 시상식에서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다.
문동주의 존재감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빛났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어린 대표팀의 에이스를 맡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었다. 문동주는 오는 3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변수가 없는 한 최종 엔트리 승선이 유력하다.
문동주는 지난해 활약을 발판 삼아 2024시즌 팀의 토종 에이스이자 3선발 자리를 꿰찼다. 최원호 감독은 멜버른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일찌감치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까지 3선발을 확정지었다. 이제 류현진의 복귀로 문동주는 4선발이자 토종 2선발을 맡을 전망.
이달 초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동주는 류현진의 복귀를 간절히 바랐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 문동주는 당시 “류현진선배님이 돌아오시면 나한테 엄청 도움이 된다. 굳이 조언을 듣지 않아도 준비 과정, 투구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나. 선배님이 하는 걸 보게 된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아울러 문동주는 류현진의 복귀가 확정되자 개인 SNS에 류현진의 등번호 99와 ‘Welcome back!’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야구장 벤치 사진을 올리며 대선배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난 22일 8년 총액 170억 원에 전격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이글스 후배 문동주를 어떻게 봤을까.
류현진은 23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문동주는 나보다 빠른 공을 던진다”라고 웃으며 “내가 조언해줄 부분이 없다. 만일 조언할 게 있다면 경기와 관련된 것밖에 없을 것 같다. 워낙 갖고 있는 게 많은 선수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이전부터 문동주, 황준서 등 젊은 선수들을 눈여겨봤다. 한화에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져서 그들이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라고 관심을 보였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기대하는 또 다른 장면은 고향 친구인 이재원과 프로팀에서 처음으로 배터리호흡을 이루는 것이다. 류현진과 같은 인천 출신인 이재원은 2023시즌을 마치고 SSG에 방출을 요청한 뒤 연봉 5000만 원에 한화에서 현역을 연장했다.
류현진은 “(이)재원이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다만 청소년 대표팀 빼고 같은 팀에서 해본 적은 없다”라며 “재원이가 좋은 포수라 팀 분위기에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둘 다 고참이 됐기 때문에 우리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2년 만에 돌아온 류현진의 2024시즌 목표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한화를 가을무대로 이끄는 것이다. 전망을 밝다. 한화는 류현진이 오기 전에도 김강민, 안치홍, 채은성과 문동주, 김서현, 노시환, 황준서의 이상적 신구조화로 5강 싸움을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단숨에 5강권 후보로 급부상했다.
류현진은 “그래도 올해 포스트시즌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게 첫 번째다”라며 “고참급, 베테랑 선수들도 많아졌고, 작년과 올해 FA 선수들도 영입했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거 같다. 어린 선수들도 지난해 좋은 모습 보이면서 올 시즌 조금 더 자신감 갖고 시즌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한화의 밝은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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