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스탑, 넘버 세븐 하성킴”.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 2회말 두 번째 타자로 김하성이 나오나 장내 아나운서가 그를 소개했고, 1루 관중서을 중심으로 구장에 온 샌디에이고 팬들이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지난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데뷔한 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홈팬들의 사랑을 받은 김하성은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 그가 나올 때마다 관중들의 ‘하성킴’ 3음절 구호가 나오는데 이날도 살짝 들렸다.
환호 소리가 끝나자마자 김하성은 다저스 우완 투수 마이클 그로브의 초구 한가운데 몰린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라인드라이브 안타로 출루했다. 다시 한 번 김하성을 향한 박수가 나왔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좌완 불펜 알렉스 베시아를 상대로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6개의 공에 배트를 한 번도 휘두르지 않고 보기만 하다 1루로 출루했다.
두 타석 만에 멀티 출루에 성공한 김하성은 5회 수비를 앞두고 메이슨 맥코이와 교체돼 경기를 마친 김하성은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김하성은 “첫 번째 타석은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고, 두 번째 타석은 첫 타석에서 쳤으니 공을 좀 보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계획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타격은 변화 없이 똑같이 같다. 작년에 좋았던 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하고 있다”며 “시범경기라고 해도 긴장감이나 이런 게 있다 보니까 몸이나 이런게 조금 피곤한 게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내달 20~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으로 인해 시범경기가 며칠 앞당겨졌고, 캠프 기간도 다소 짧아졌지만 김하성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앞으로 시범경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계속 컨디션 조율을 잘해서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 캠프를 짧게 하는 게 나는 좋은 것 같다. 아침 일찍 새벽부터 나와서 스케줄 소화하고 이러다 보니 캠프가 길면 힘든 부분이 있는데 짧은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유격수 수비도 나섰다. 4이닝 동안 타구가 오지 않아 수비 솜씨를 보여줄 기회는 없었다. 그는 “그래도 계속 해왔던 포지션이고 익숙한 포지션이라 편하다.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며 “유격수는 던지는 거리가 조금 멀어지기 때문에 팔을 잘 풀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 주로 1번 타순을 맡았지만 이날 5번에 들어간 것도 눈에 띄는 부분. 김하성은 “어느 타순이나 상관없다. 내가 맡은 역할을 최서을 다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작년에 1번 타순을 치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 것들 잘 준비하고 있고, 대처를 잘해야 할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팬들의 환호 속에 시범경기 첫 날을 멀티 출루로 기분 좋게 마친 김하성은 “항상 샌디에이고 팬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이름도 많이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100% 출루에 대해서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게 생각한다. 캠프 준비를 잘한 만큼 다치지 않고 컨디션 조절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샌디에이고는 24일 다저스 캠프지인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시범경기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김하성은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피오리아에 남아 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