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즌을 맞이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첫 타석부터 초구 공략으로 안타 손맛을 봤다. 볼넷까지 두 타석 연속 출루하며 FA 초대박을 위한 첫걸음을 기분 좋게 내딛었다.
김하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다저스와의 개막전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1타수 1안타 1볼넷으로 100% 멀티 출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144일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선 김하성에겐 이날이 유격수 복귀전이었다. 지난 17일 스프링 트레이닝 전체 소집 첫 날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이 잰더 보가츠를 2루로 보내면서 김하성의 유격수 복귀를 발표했고, 이날 5번타자 유격수로 라인업에 들어 시범경기를 스타트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 잰더 보가츠(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 루이스 캄푸사노(포수) 김하성(유격수) 잭슨 메릴(좌익수) 에구이 로사리오(3루수) 칼 미첼(지명타자) 호세 아조카(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조 머스그로브.
다저스에선 무키 베츠(2루수) 크리스 테일러(유격수) 제임스 아웃맨(중견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 오스틴 반스(포수) 개빈 럭스(지명타자) 크리스 오윙스(3루수) 앤디 페이지스(우익수) 케빈 패들로(1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개빈 스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0-8로 뒤진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다저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우완 마이클 그로브의 초구 한가운데 몰린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안타로 장식했다. 깨끗한 라인드라이브 안타. 초구 공략으로 팀의 첫 안타를 만들어낸 김하성은 메릴의 1루 땅볼 때 2루에 진루했다. 로사리오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 미첼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잔루로 남아야 했다.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도 김하성이 출루했다. 이번에는 볼넷이었다. 다저스 좌완 불펜 알렉스 베시아를 상대로 배트 한 번 휘두르지 않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2타석 연속 출루. 그러나 다음 타자 메릴의 3루 땅볼 때 2루에서 포스 아웃되며 물러났다.
4회 공격을 마친 뒤 5회 수비를 앞두고 메이슨 맥코이로 교체돼 경기를 마친 김하성은 유격수 수비에서 타구가 하나도 오지 않았다. 1회 테일러의 2루수 키 살짝 넘어가는 안타 타구를 잡은 보가츠가 2루로 송구할 때 빠르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는 기민한 플레이를 보였다.
한편 이날 경기는 샌디에이고가 다저스에 경기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밀렸다. 내달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다저스와의 개막전 선발등판이 유력한 조 머스그로브가 이날 선발로 나섰으나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2피안타 1볼넷 1사구 4실점으로 무너졌다.
베츠에게 볼넷을 내준 뒤 테일러에게 2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빗맞은 안타를 내줬다. 이어 아웃맨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무사 만루가 됐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좌중간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인정 2루타로 2실점했다.
다음 투수 카터 로웬이 반스를 삼진 처리했지만 럭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오윙스에게 다시 좌측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2타점 2루를 맞았다. 이어 페이지스에게 안타, 패들로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으면서 순식간에 1회에만 8실점했다.
로웬도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고, 샌디에이고는 1회부터 투수를 두 번이나 바꿨다. 3번째 투수 게이브 모서가 타자 일순으로 만난 베츠와 테일러를 직선타로 잡아내며 어렵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오후 1시10분 시작된 1회초가 1시36분에야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4회 크로넨워스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냈지만 6회 또 마운드가 6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1-14로 스코어가 크게 벌어졌다. 모이세스 루고가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4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뭇매를 맞으면서 경기 흐름이 다저스로 완전히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