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후(25)가 속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덕아웃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한국어 인사. ‘일본인 거포’ 쓰쓰고 요시토모(32)가 한국 취재진을 보면서 건넨 인사였다.
이정후는 “쓰쓰고가 ‘안녕하세요’를 알고 있더라. (최)지만이형이랑 탬파베이 레이스에 같이 있어서 그런지 안녕하세요를 잘 하더라”며 “같은 동양인 선수로서 동질감 느낀다”고 말했다. 쓰쓰고는 2020~2021년 2년간 탬파베이에서 최지만(32·뉴욕 메츠)과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다른 팀들과 다르게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과 캠프 초청 선수들의 클럽하우스가 따로 분리돼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훈련할 때에는 이정후와 쓰쓰고가 서로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신분은 달라도 같은 아시아 선수로서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다르빗슈 유, 마쓰이 유키(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즈키 세이야, 이마나가 쇼타(이상 시카고 컵스), 마에다 겐타(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블루제이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 후지나미 신타로(메츠) 등 일본인 메이저리거가 차고 넘치는 가운데 쓰쓰고는 마이너리거 신분이다.
일본 선수들이 있는 팀의 캠프에는 일본 취재진이 늘 따라붙는데 쓰쓰고를 찾는 일본 취재진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난 21일 ‘산케이스포츠’ 등 일부 매체가 그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캠프 현장을 찾았다.
쓰쓰고는 “내 입장에서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것이 전부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며 “좋은 기술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몸과 마음이 필요하다. 미국에 온 지 5년째인데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85cm 102kg 체격을 갖춘 우투좌타 1루수 겸 코너 외야수 쓰쓰고는 2010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데뷔한 뒤 2019년까지 10시즌 통산 968경기 타율 2할8푼5리(3426타수 977안타) 205홈런 613타점 OPS .910으로 활약한 일본 대표 거포. 2016년 홈런 44개를 치며 센트럴리그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15년 WBSC 프리미어12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활약하면서 메이저리그 관심을 받았고,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2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춰진 2020년 7월25일 데뷔전에서 토론토 선발이었던 한국인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 투런 홈런을 치며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러나 1할대(.197) 타율로 정확성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첫 시즌을 마쳤고, 2022년에도 5월 중순 양도 지명(DFA)으로 방출 대기 상태 전까지 1할대(.167)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LA 다저스의 웨이버 클레임을 받아 이적했지만 부상 여파 속에 12경기 타율 1할대(.120)로 부진하자 다시 DFA 처리됐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로 이관된 뒤 8월에 완전 방출된 쓰쓰고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이적 후 깜짝 반등했다. 43경기 타율 2할6푼8리(127타수 34안타) 8홈런 25타점 OPS .883으로 활약하며 1년 400만 달러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22년 허리 부상 여파인지 또 1할대(.171) 타율로 추락했다. 8월초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뒤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그곳에서 시즌을 마쳤다.
일본 복귀가 유력해 보였지만 쓰쓰고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 계약으로 도전을 이어갔다.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콜업이 안 되자 옵트 아웃을 통해 6월에 자진 방출을 결정했다. 이때 다시 일본 복귀설이 나왔지만 쓰쓰고는 미국 독립리그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와 8월에 마이너 계약했다. 지난해 1년 내내 빅리그 콜업 없이 시즌이 끝났지만 오프시즌 일본 구단들의 러브콜을 다시 한번 뿌리치며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했다. 포지션이 1루수, 지명타자로 제한되다 보니 타격이 안 되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시즌 개막 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이정후와 함께 웃는 쓰쓰고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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