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KBO리그 역대 최대 계약 기록을 경신했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더불어, 한화 이글스와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서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 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만약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한화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라며 이번 8년 계약의 의미를 설명했다.
200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고 데뷔 첫 해 30경기(201⅔이닝)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 달성과 함께 신인상과 MVP를 휩쓸었다. 이후에도 한국 최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KBO리그 통산 190경기(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7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80억원)에 계약하며 당시로서는 놀라운 계약을 따냈다. 포스팅비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343억원)를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6173만7737달러33센트(약 822억원)에 달했다.
다저스에서 7년간 126경기(740⅓이닝)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한 류현진은 2019년 29경기(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 첫 FA 자격을 얻은 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6억원) 계약을 맺었다.
토론토에서 4년간 60경기(315이닝)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한 류현진은 2022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1경기(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당초 메이저리그 잔류를 더 우선으로 생각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예상보다 더 느리게 진행되면서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이후에도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결국 친정팀 한화에 복귀하는 것을 결정했고 역대 최고 대우를 받으며 금의환향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100억원 계약 시대를 연 선수는 최형우(KIA)다. 삼성 간판타자로 활약한 최형우는 2016년 11월 KIA와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당시 역대 최대 계약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역대 최대 계약 기록은 계속해서 경신됐다. 2017년 12월에는 김현수(LG)가 LG와 4년 115억원에 계약했고, 2018년 12월에는 양의지(두산)가 NC와 4년 12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 한동안 깨지지 않던 양의지의 기록은 2021년 12월 나성범(KIA)이 KIA와 6년 150억원에 계약을 하면서 마침내 깨졌다. 하지만 나성범의 기록도 오래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광현(SSG)이 2022년 3월 SSG와 4년 151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으며 나성범을 넘어섰다. 2022년 12월에는 양의지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두산으로 돌아가며 4+2년 152억원에 계약해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세 차례 신기록이 쓰여지는 동안 금액은 150억원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러한 기록들을 단숨에 넘어섰다. 샐러리캡을 넘어서더라도 류현진을 데려오겠다는 한화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류현진이 복귀하면서 지난해 리그 9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단숨에 가을야구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구성됐다.
안치홍, 김강민 등을 영입하며 뜨거웠던 스토브리그에 류현진으로 방점을 찍은 한화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거둘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