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 대우다.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만약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한화이글스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 한화의 류현진 지명은 KBO리그와 한국 야구 역사의 시작이었다.
2006년 데뷔시즌, 30경기 201⅔이닝 18승6패 1세이브 204탈삼진으로 충격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신인왕과 MVP, 골든글러브를 모두 석권하면서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190경기 1269이닝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1238탈삼진이라는 기록과 함께 KBO리그 최정상에 섰다.
이후 류현진은 어깨 관절 와순 파열 수술, 팔꿈치 웃자란 뼈 제거 수술 등으로 굴곡을 겪었지만 2019년 29경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면서 빅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2018시즌이 끝나고 FA 재수를 택했던 류현진은 2019년 다시 시장에 나가서 가치를 평가 받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고 새출발에 나섰다.
아메리칸리그로 옮겨서도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시즌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의 성적으로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3위에 들었다.
하지만 2021시즌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을 거둔 뒤 2022시즌 6월,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빅리그 커리어에 위기가 찾아왔다. 류현진은 약 14개월 만에 돌아왔다. 2023년 8월에 돌아와 11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으로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류현진은 다시 FA 자격을 취득했다. 빅리그 잔류와 한화 복귀의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 했다. 류현진은 현지에서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빅리그 잔류가 목표였고 실제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도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를 준비했다. 지극정성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박찬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 전사적으로 준비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 1월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이 같은 구단의 노력에 류현진 역시 감사의 뜻을 밝혔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한화와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오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할 예정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