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의 KBO리그 복귀가 확정됐다.
한화는 22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복귀한다.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더불어, 한화 이글스와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한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은 한화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에이스다. 200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고 데뷔 첫 해 30경기(201⅔이닝)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 달성과 함께 신인상과 MVP를 휩쓸었다. 이후에도 한국 최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KBO리그 통산 190경기(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7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80억원)에 계약하며 당시로서는 놀라운 계약을 따냈다. 포스팅비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343억원)를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6173만7737달러33센트(약 822억원)에 달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저스에서 7년간 126경기(740⅓이닝)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했다. 특히 FA를 앞둔 2019년에는 29경기(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2019시즌을 마치고 첫 번째 FA에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6억원)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4년간 60경기(315이닝)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1경기(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잔류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느리게 흘러가면서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이후에도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결국 친정팀 한화에 복귀하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고 한화와 역사적인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류현진의 한화 복귀는 올 시즌 KBO리그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해 리그 9위(58승 6무 80패)에 머물렀던 한화가 가을야구 다크호스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최근 채은성, 안치홍, 김강민 등 외부 영입을 꾸준히 하고 있는 한화는 문동주, 노시환, 김서현, 황준서, 문현빈 등 기대할만한 유망주들까지 잔뜩 모아 잠재력 만큼은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특급 에이스 류현진이 가세하면서 단숨에 가을야구에 도전할 정도로 전력이 올라갔다.
지난해 리그 중위권에 머물렀던 팀들 입장에서 한화의 부상은 큰 변수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19일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복귀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외에서 활약한 선수가 한국에 복귀해서 한국프로야구를 위해 뛰어준다면 한국야구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 팀을 봤을 때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머릿속에 없었는데 이제 준비를 해야겠다”라며 상대 팀 에이스로 만날 류현진을 경계했다. 이어서 “안그래도 한화가 세졌는데…”라며 류현진이 합류한 한화가 가을야구 경쟁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시즌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도 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무리 하면서 류현진이 복귀한 한화를 높게 평가했다. 김태형 감독은 “한화는 최소 8승을 더 거두는 효과를 얻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롯데의 핵심 자원이었던 안치홍이 한화로 이적한 것을 두고도 “안치홍으로도 7~8승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류현진과 안치홍 영입으로 한화가 최소 15승은 거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올해 신인 좌완 황준서도 좋은 공을 던지는 것 같더라. 김서현도 불펜에서 자리를 잡으면 투수진이 더 탄탄해지게 되는 셈”이라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류현진과 함께 한화에서 뛰었고 KIA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이범호 감독은 “우리 경기에 많이 등판하는 것만 아니라면 우리가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좋은 선수가 들어오는 만큼 우리 한국야구도 조금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돌아오는 것은 환영한다. 그렇지만 우리 경기는 될 수 있는한 피해서 던졌으면 좋겠다”라며 류현진의 실력을 인정했다.
야구팬들은 류현진의 복귀에 열광하고 있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류현진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대단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