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FA 먹튀’ 앤서니 렌던(33·LA 에인절스)을 향해 전직 올스타 마무리투수 조나단 파펠본(43)이 맹비난했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야구 팟캐스트 ‘파울 테리토리’에 출연한 파펠본은 “렌던은 매일 야구장 나오는 것을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타고난 운동능력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도망쳤다. 그가 정말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직격했다.
렌던은 그 전날(20일)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야구가 내게 최우선 순위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야구는 직업이다. 생계를 위해 이 일을 한다. 나의 신앙과 가족이 우선이기 때문에 야구를 떠날 수도 있다”는 너무 솔직한 발언을 한 것이다.
직업보다 가족이 우선인 것은 미국 사회에서 지극히 당연하지만 역대급 FA 먹튀 행보를 걷고 있는 렌던이라서 문제가 되고 있다.워싱턴 내셔널스 시절 메이저리그 정상급 3루수로 맹활약한 렌던은 2019년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7년 2억4500만 달러(약 3270억원)의 FA 대박을 치며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공수를 겸비한 특급 3루수로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에인절스에서 FA 먹튀로 전락했다. 에인절스에서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만 풀로 소화했을 뿐 2021년 사타구니, 무릎, 햄스트링, 고관절 부상으로 58경기 출장에 그친 게 먹튀 행보의 시작이었다. 2022년에는 손목 수술로 3개월을 결장하면서 47경기 출장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사타구니, 손목, 정강이를 다쳐 데뷔 후 가장 적은 43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3년간 9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를 정도로 몸 관리가 엉망이었다.
워싱턴 시절 7년간 916경기 타율 2할9푼 136홈런 546타점 OPS .859로 활약했지만 에인절스에선 4년간 200경기 타율 2할4푼9리 22홈런 111타점 OPS .758로 성적도 뚝 떨어졌다. 이제는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라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워크에식이 좋은 선수라면 몰라도 렌던이 그동안 보여온 가치관은 부활에 대한 기대를 조그몯 들게 하지 않는다.
거듭된 부상과 워크에식 논란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이날 코멘트가 또 기름을 부었다. 가뜩이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데 렌던은 너무나도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다 드러냈다. 그는 “2011년 처음 지명을 받았을 때와 지금 마음가짐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우선 순위가 바뀌었다. 20대 초반 결혼을 하고, 4명의 자녀가 생기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고 대답한 것이다.
기자들과 약간의 말싸움까지 이어졌다. ‘에인절스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지금이 아침 7시든 몇 시즌 당신들과 말하기 싫다”며 짜증을 냈다. 같은 질문이 또 나오자 렌던은“ 왜 자꾸 그걸 물고 늘어지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리를 떴다.
이에 ‘렌던 저격수’ 파펠본이 또 일침을 놓은 것이다. 지난 2015~2016년 워싱턴에서 2년간 렌던과 한 팀에서 뛰었던 통산 368세이브의 올스타 6회 마무리투수 파펠본은 파펠본은 “내가 만약 에인절스 단장이었으면 최대한 빨리 렌던을 없애고 싶었을 것이다. 이대로 놔두면 클럽하우스의 암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직격하면서 “역사상 최악의 계약이 될 것이다. 그렇게 증명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펠본은 지난달에도 렌던을 저격했다. 렌던이 지난 12일 팟캐스트 ‘잭 비타 쇼’에서 “시즌을 단축해야 한다. 185일 동안 162경기를 치르는데 경기가 너무 많다. 이건 아니다. 경기수를 어서 줄여야 한다”고 말하자 파펠본은 SNS를 통해 “렌던과 함께 뛰어봤는데 말 그대로 야구를 싫어한다. 시즌이 너무 길다고? 그래서 계약한 것 아닌가? 그럼 시즌 절반만 뛰고 연봉도 절반만 받겠다고 팀에 말하라”고 강도 높게 일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