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내야수)을 두고 ‘뷰캐넌 타자 버전’이라고 표현한다. 지난해까지 삼성의 에이스이자 덕아웃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았던 데이비드 뷰캐넌(투수)과 비슷한 스타일이기 때문.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을 준비 중인 맥키넌은 “동료들과 가끔씩 골프 이야기도 나누지만 주로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진지한 이야기보다 서로 가볍게 장난치고 동료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일상적인 대화를 자주 나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 선수 가운데 영어가 가능한 포수 이병헌, 외야수 김성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고 그들도 제게 궁금한 게 있으면 편하게 다가와서 물어본다. 저는 성심성의껏 대답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지금은 알아가는 단계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선수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키넌에게 한국과 일본의 스프링캠프 분위기 차이를 묻자 “작년에는 러닝과 필딩 훈련이 많아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제 컨디션을 항상 체크해주고 조절해준다”고 전했다.
또 “팀내 영어를 하는 선수들과 스태프가 있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연차가 있는 선수들과 베테랑에 대한 대우가 어느 정도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의 해결사로 기대를 모으는 맥키넌은 현재 타이밍과 타격 메커니즘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타이밍을 잡는 것과 타격 자세 등 타격에 대한 모든 게 완벽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맥키넌은 “훈련 또는 경기 중 타격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무엇이 좋고 나쁜지 분석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맥키넌은 또 “이곳에 오기 전까지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은 건 아니다. 빅리그에 도전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같은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와 KBO리그를 경험했던 몇몇 외국인 선수들을 알고 있지만 한국 야구에 대해 크게 들은 건 없다”고 했다.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두기 않았다고 밝힌 맥키넌은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맞추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야구장 좌우측 방향으로 좋은 타구를 많이 날리고 홈런을 때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타자로서 해마다 20홈런 이상 치고 싶은 건 당연한 것이고 이에 따라 저도 20홈런 이상 쳤으면 좋겠지만 몇 개 이상 치겠다고 수치상 목표를 세워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었던 맥키넌은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9리(464타수 120안타) 17홈런 53타점 53득점을 기록했다. 선구안이 좋고 컨택 능력이 뛰어난 중장거리 유형의 오른손 타자로서 안정적인 1루 수비와 3루 수비가 가능하다는 평가.
또 성실한 훈련 태도와 일본 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맥키넌의 합류로 내야진 운용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중심타선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탄탄한 1루 수비는 일품. 맥키넌은 대학 시절 축구부 골키퍼로 활약했다. 55경기에서 166세이브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