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국제공항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투수 장민재는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느라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류현진 복귀 효과 덕분일까. 그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인터뷰 내내 “기대되고 설렌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평소 류현진과 친형제처럼 지냈던 장민재는 “늘 만나왔던 형이지만 12년 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되어 영광스럽고 기대된다. 우리 팀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설레는 마음을 꾹 누르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현진이 형이 복귀하면서 타 구단이 느끼는 무게감과 저희가 기대하는 효과는 분명히 다르다. 오전에도 통화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 선수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합류해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면 실감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A4 용지에 그냥 간이로 일단 해서 계약서를 가지고 다니고 있다. 대전 유명 빵집 무료 이용권이라든지 이런 것을 한 번 옵션에 넣어볼까. 빵 못 사 먹어서 안달인데 그거 무료 이용권 엄청 크다”. 장민재는 지난달 류현진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 합동 훈련을 떠나기 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장민재의 농담이 현실이 됐다. 류현진은 한화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복귀라는 큰 틀에서 합의는 이뤄진 상태다. 이에 “제가 한 건 없는데 좋아하는 형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고 현진이 형과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베테랑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기대가 크고 들뜬다”고 했다.
장민재는 또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인 현진이 형이 좋은 조건으로 오게 되어 기쁘다. 팀에 힘을 보태기 위해 다시 오니까 기대와 설렘이 크다”고 환히 웃었다.
류현진의 한화 복귀설이 나돌았을 때 동료들로부터 ‘정말 오는 게 맞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던 장민재는 “저는 그냥 들뜨지 않고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끼며 묵묵하게 기다렸다. (이)태양이가 현진이 형에게 ‘복귀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되면 서운할 거 같다’고 했는데 어제 연락 와서 ‘나 가니까 준비하라’고 하시더라. 함께 할 수 있으니 기대되고 설렌다”고 했다.
지난해 최종 순위 9위로 마감한 한화는 겨우내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 보강을 꾀했다. 특히 안치홍(내야수), 김강민(외야수), 이재원(포수) 등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하며 이상적인 신구 조화를 이루게 됐다. 류현진의 복귀는 그야말로 화룡점정. 이로써 한화는 9개 구단의 주요 경계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장민재는 “전력이 보강되면서 타 구단에서 경계를 많이 하는 거 같다. 타 구단에서 경계하는 만큼 준비 잘해서 시즌에 임해야 한다. 기대가 크다. 이제 우리 팀을 쉽게 보지 못하고 긴장하고 들어오면 이를 더 이용해 할 수 있으니 엄청난 장점이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화는 류현진 복귀 효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에 장민재는 “우리로선 관심을 받는 게 플러스 요소다. 현진이 형의 복귀를 떠나 야구를 잘해야 한다. 성적이 나야 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