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유격수를 꿈꾼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28)가 우승 유격수를 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우승은 가장 큰 목표이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우승과 함께 꽃종이가 날리는 가운데 환하게 웃는 모습을 위해 노력한다. 데뷔 이후 매년 성장하며 리그 간판급 유격수로 자리를 잡은 박찬호의 꿈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작년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리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34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도 3할5푼5리를 찍어 찬스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규정타석 타율 3할도 처음이었다. 장타율과 출루율이 높아지면서 역시 처음으로 OPS 0.700을 넘었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인정을 받았다. 작년부터 신설한 KB0 수비상에서 LG 트윈스 오지환과 유격수 부문에서 공동수상했다. 감독과 단장, 코치 등 전문가들이 선정하는 상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국가대표 유격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도 박수받을만했다. 간혹 나오는 큰 실수도 줄었다. 이제는 믿고보는 부동의 유격수가 됐다.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작년 후반 2위까지 넘보던 시점에서 박찬호는 1루에 슬라이딩을 하도 손을 다쳤다. 3주 정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고 팀은 갑자기 바람빠진 풍선이 되고 말았다. 타격, 수비, 주루까지 팀을 이끌던 박찬호의 빈자리가 엄청났다. 다시 돌아왔지만 사구에 팔뚝을 맞고 시즌을 마감했다. 팀은 5강에 실패했다.
올해도 박찬호를 보는 시선에는 기대감이 넘친다. 일단 작년과 같은 성적이면 최상이다. 우선 2년 연속 3할 타율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타석에서 수싸움이 능해졌고 컨택율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받고 있다. 물론 3할 타율이 아니더라도 풀타임으로 뛰면서 2할8푼 이상을 해주어도 충분하다.
박찬호는 최원준 김도영과 함께 찬스를 만들어내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래서 출루율이 높아야 한다. 작년 3할5푼6리로 데뷔 최고 출루율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3할7푼대로 높인다면 금상첨화이다. 삼진율이 크게 낮아지는 등 선구안이 좋아졌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다. 루상을 누비는 능력이 뛰어나 출루율이 높으면 팀 득점도 그만큼 많아질 수 있다.
팀은 2017년 우승 이후 가장 강한 투타 전력을 갖추고 있다. 박찬호는 대체불가의 핵심전력이다. 우승 유격수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목표인 골든글러브도 유력해진다. 아직은 희망에 불과하지만 그 능력을 작년에 보여주었다. 반지를 낄 자격은 충분하다. 입단 11년 차,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유격수가 스프링캠프에서 비원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