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25)이 두 번째 라이브 피칭에 나섰다.
고우석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을 가졌다. 타자를 세워 두고 실전에 가깝게 투구하는 훈련으로 지난 18일에 이어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이었다.
첫 번째 라이브 피칭 때 고우석은 김하성을 비롯해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주축 선수들로 구성된 타격조를 상대했다. 당시 마차도에게 던진 초구 커브가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날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은 매튜 배튼, 브라이스 존슨, 칼 미체, 네이트 몬두, 네이선 마토텔라, 마르코스 캐스타논 등 비주전급 타자들을 상대했다. 40인 로스터에든 배튼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초청 선수로 이번 캠프에 합류했다.
고우석은 이들을 상대로 총 31개의 공을 던졌다. 첫 번째 라이브 피칭 때 투구수가 25개였는데 이날은 6개 더 던졌다. 140km대 후반에 형성된 포심 패스트볼 중심으로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던졌다. 커브뿐만 아니라 그동안 거의 구사하지 않았던 스플리터로 스위치히터 존슨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훈련을 마친 뒤 고우석은 “지난번보다는 조금 나았던 것 같다.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마지막에) 공이 조금 높게 가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괜찮았다”면서 “캠프 초반에는 적응을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는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고, 곧 시범경기도 들어가야 하니 컨디셔닝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날 고우석의 공을 받은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33)는 “존에 대한 감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공의 무브먼트가 좋았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며 패스트볼 외에 인상적인 구종으로 “커브가 진짜 날카로웠다. 슬라이더는 조금만 더 코너로 던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겨울 후안 소토 트레이드 때 반대급부로 샌디에이고에 온 일본계 포수 히가시오카는 2017년 뉴욕 양키스에서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7년을 뛰었다. 최근 3년 연속 10홈런으로 장타력을 갖춘 포수.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글이글스)와도 8경기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히가시오카는 “같은 아시아 투수라도 선수마다 조금씩 다 다르다. 다나카는 스플리터를, 다르빗슈 유는 슬라이더를 잘 던진다”며 “메이저리그는 매우 어려운 곳이고, 적응이 필요하다. 꾸준한 워크에식으로 경험하며 배우는 게 중요하다. 고우석도 구위가 있는 만큼 적응만 하면 잘 해낼 것이다”고 기대했다.
다르빗슈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그립을 알려주면서 고우석에게 커브 그립을 물어보기도 했다고. 고우석은 “커브가 손에서 나올 때 위로 뜨면 좋지 않다고 한다. 커브가 위로 뜨지 않고 직선으로 오는 느낌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다르빗슈에게) 인정받았다고 하면 인정받은 건데 그것을 잘 활용해서 상대 타자를 잡아내는 게 진짜 인정을 받는 것이다”며 실전에서 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고우석은 커리어 초반 패스트볼-슬라이더 투피치에 가까운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커브 구사 비율을 높이며 구종 다변화를 꾀했다. 150km대 강속구와 함께 130km대 파워 커브 조합으로 재미를 봤는데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쓰일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편 고우석의 시범경기 데뷔전은 오는 28~2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되지만 첫 5경기를 건너뛴다. 이날 훈련을 앞두고 코칭스태프 미팅을 마친 루벤 니에블라 샌디에이고 투수코치가 클럽하우스에서 고우석을 찾아 등판 일정과 관련된 내용을 직접 전했다. 실전 등판 사이에 라이브 피칭을 한 번 더 소화할 예정. 고우석은 “팀에서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게 시간을 더 주신 것 같다. 배려를 해주신 덕분에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고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