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이정후가 또 MLB.com의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선수치고는 꽤 이례적이다.
MLB.com은 20일(이하 한국시간) ‘10개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극복할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예측 프로그램인 Steamer와 ZiPS에 따른 FanGraphs의 예상 순위가 낮은 팀들이 가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내용이다.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32.2%로 예상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 중 한 팀이다. 매체는 전력을 대폭 보강한 다저스와 지난해 준우승팀 D백스와 같은 디비전에 속했다는 것이 불리한 점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새로 영입한 전력인 이정후, 호르헤 솔라, 조던 힉스 등이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MLB.com은 이 기사를 메인 화면에 배치하며 7명의 사진을 합성했다. 편집 이미지는 세 인물이 중심에서 돋보인다. 레드삭스의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와 브루어스의 외야수 잭슨 추리오, 그리고 자이언츠의 이정후다.
지올리토는 2년간 3850만 달러(약 514억 원)에 FA로 이적했고, 추리오는 19세의 나이에 최대 10년간 1억 4230만 달러(약 1900억 원)의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된 베네수엘라 출신의 유망주다.
MLB.com은 메이저리그와 관련해 뉴스와 기록, 각종 동영상을 포함해 거의 모든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덕분에 가장 많은 이용자가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매체가 유독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는다.
첫 화면에 노출된 이력만 여러 차례다. 맨 처음은 미국 진출 1년 전이다. 그러니까 2022년 12월이다. ‘다음 겨울을 준비하라. KBO리그 최고의 타자가 온다’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이정후와 키움 히어로즈가 포스팅 진출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는 소식에 이어지는 뉴스였다.
기사에는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KBO 타자 중 최고의 타율(0.342)을 기록했다. 공이 어느 곳으로 날아오든 배트에 맞춰내는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능력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정후도 사랑하게 될 것’이라며 특별한 콘택트 능력을 가졌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다음은 지난해 WBC 개막을 앞둔 시점이다. 1회 대회 때 출전한 아버지 이종범과 나란히 실렸다. ‘이정후의 재능은 혈통에 있다. 바람의 아들이라고 불린 KBO 리그의 전설 이종범 코치가 아버지다. WBC에 출전하는 최초의 부자 선수’라고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에 성공한 다음은 당연하다. 자이언츠의 홈 오라클 구장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합성해 메인 화면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2024년이 시작되며 MLB.com의 이정후에 대한 ‘편애(?)’는 한층 깊어진다. 새해 첫날 기사다. ‘올 시즌 각 팀의 꿈 한 가지’를 정리하는 내용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스터 포지(2010년)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한을 이번에는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왼손 투수 카일 해리슨, 유격수 마르코 루치아노 등도 있지만 중견수 이정후를 빼놓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역시 6명을 합성한 이미지를 사용했고, 맨 앞줄 중앙에 바람의 손자를 배치했다.
2주 뒤. 다시 한번 첫 화면에 등장한다. 이번에는 처남과 함께다. “뭐? 내 여동생이랑 사귄다고? 왜?”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코멘트가 제목으로 달렸다. 우리는 잘 알지만, 그들에게는 흥미로운 로맨스다.
파드리스에 입단한 고우석이 이정후의 친구다. 심지어 여동생 남편이 됐다는 스토리다. 아울러 복잡한 바람의 가문이 다시 회자된다. (KBO 시절) 장인과 사위가 한 팀에서 뛰었다. 그리고 가문 전체가 동시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처남과 매제가 같은 디비전(NL 서부)에서 맞붙게 됐다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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