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7)의 한화 이글스 복귀 소식에 KBO리그 다른 구단들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류현진은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해 7년 동안 190경기(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으로 활약했다. 데뷔 첫 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팬들을 열광시켰고 그 해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KBO리그를 평정한 류현진은 2012년 12월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80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이후 다저스에서 7년간 126경기(740⅓이닝)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다. 특히 FA를 앞둔 2019년에는 29경기(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첫 번째 FA에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8억원)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4년간 60경기(315이닝)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1경기(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미국매체에서는 류현진이 한국에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류현진 본인도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느리게 흘러가면서 류현진도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시점에서도 소속팀을 찾지 못했고 한화 복귀가 급물살을 탔다. 오랫동안 류현진 복귀에 공을 들여온 한화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직전이다. 류현진은 KBO리그 역대 최대 대우를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의 복귀 소식에 포스트시즌 경쟁을 목표로 하고 있던 팀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9위(58승 6무 80패)에 머물렀던 한화가 가을야구 다크호스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최근 채은성, 안치홍, 김강민 등 외부 영입을 꾸준히 하고 있는 한화는 문동주, 노시환, 김서현, 황준서, 문현빈 등 기대할만한 유망주들까지 잔뜩 모아 잠재력 만큼은 리그 최고라는 평가다. 여기에 류현진이 합류하면 충분히 가을야구 경쟁을 할만한 전력이 만들어진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19일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복귀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외에서 활약한 선수가 한국에 복귀해서 한국프로야구를 위해 뛰어준다면 한국야구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 팀을 봤을 때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머릿속에 없었는데 이제 준비를 해야겠다”라며 상대 팀 에이스로 만날 류현진을 경계했다.
두산 감독으로서는 시즌 중에 류현진을 상대할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이승엽 감독은 “안그래도 한화가 세졌는데…”라면서 류현진이 합류한 한화가 가을야구 경쟁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서 “팬들은 류현진을 기다리겠지만 우리는 기다리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뼈있는 농담을 남겼다.
두산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 달성했고 올 시즌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 역시 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무리 하면서 류현진이 복귀한 한화를 높게 평가했다. 김태형 감독은 “한화는 최소 8승을 더 거두는 효과를 얻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롯데의 핵심 자원이었던 안치홍이 한화로 이적한 것을 두고도 “안치홍으로도 7~8승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류현진과 안치홍 영입으로 한화가 최소 15승은 거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올해 신인 좌완 황준서도 좋은 공을 던지는 것 같더라. 김서현도 불펜에서 자리를 잡으면 투수진이 더 탄탄해지게 되는 셈”이라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단숨에 경계 대상 1호로 부상한 한화가 올 시즌 류현진과 함께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과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