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1)가 첫 반지를 낄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는 작년 시즌 주전타자 가운데 부상 또는 슬럼프 없이 유일하게 풀타임 서비스를 했다. 142경기에 출전해 608타석에 들어섰다. 타율 2할8푼5리 156안타 20홈런 97타점 91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807, 득점권 타율 3할3리를 기록하는 등 외인타자의 몫을 다한 시즌이었다. 도루도 15개를 성공시키는 등 타격과 주루 능력이 돋보였다.
2022시즌은 김광현의 투구에 얼굴을 맞아 한 달 가깝에 빠졌지만 작년에는 개막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자신의 타석과 포지션을 지켰다. 리그 야수 가운데 최다 이닝을 소화하는 등 성실함의 대명사가 됐다. 구단은 시즌을 마치고 리스크를 안고 있는 1루수 부문에 외인타자 영입을 고려했지만 2년동안 보여준 타격 퍼포먼스를 외면하기 어려웠다. 120만 달러(약 16억 원)에 재계약했다.
첫 해 OPS 0.848에서 조금 후퇴한 것이 걸리는 대목이지만 3년 연속 0.800을 넘긴다면 큰 문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작년보다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져 커리어하이 기록까지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도 5번타자 기용 가능성이 높다.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 나성범 최형우를 앞에 깔아 놓은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많아진다.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은 3할 타율과 30~40도루를 기대받고 있는 팀 공격의 첨병들이다. 테이블세터진과 9번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출루는 곧 득점권 진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시즌 김도영은 3할7푼1리, 박찬호 3할5푼6리, 최원준 3할4푼1리를 기록했다. 올해 풀타임 외야수로 나서는 최원준을 포함해 세 선수의 출루율은 올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나성범과 최형우도 출루율이 대단히 높았다. 작년 성적 기준으로 각각 4할2푼7리, 4할로 팀내 1~2위를 차지했다. 소크라테스에게는 황금어장이 조성되는 것이다. 화끈한 30홈런은 어려워도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은 가능한 타격이다. 3할 타율도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첫 100타점 환경이 조성된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외인으로는 드물게 도루 능력까지 갖춰 팀의 강점인 기동력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30도루는 아니더라도 20도루에 도전할 수 있다. '20홈런-20도루' 클럽도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KBO리그 3년째를 맞아 투수들을 경험하고 파악한 것도 장점이다. 동료 선수들과는 이제 형제처럼 지낼 정도로 녹아있다. 여러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면 3할 타율 회복과 함께 커리어하이 기록을 기대받고 있다.
수비 포지션도 변화가 예상된다. 수비력이 넓은 최원준을 중견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우익수는 나성범의 자리이다. 소크라테스는 좌익수로 이동할 수 있다. 작년에 주로 중견수로 나섰지만 좌익수와 우익수로도 많이 뛰었다. 경기 후반 중견수 수비를 보강하면 좌우로 이동했다. 일단 좌익수를 기본 축으로 팀 상황과 경기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낸다면 팀내 최장수 외인타자가 될 수도 있다. 역대로는 브렛 필의 3년(2014~2016)이 최장수였다. 특히 구단 외인타자 가운데 우승반지를 꼈던 인물은 2017년 로저 버나디나가 유일했다. 당시 3할1푼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 OPS 0.912 역대급 성적을 거두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펄펄 날며 통합우승의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소크라테스는 “선수들이 건강한다면 우승할 수 있다. 나 또한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강렬한 우승 의지를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