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고 박준혁 단장을 앉히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러면서 롯데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더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스타인 전준우(38)와 4년 47억원 계약을 맺으며 잔류시킨 것 역시 문화 형성의 연장선이었다.
박준혁 단장은 전준우와 계약하면서 오버페이 논란에 대해 ““전준우라는 선수는 비즈니스적인 개념으로 접근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하면서 “원클럽맨이라는 건 선수에 그쳐서는 안된다. 전준우라는 선수가 입단하는 것을 봤고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그렇기에 ‘선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연수도 다녀와라. 대신 다녀와서 롯데에서 프런트든 코치든 팀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길을 밟아가자’라고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4년 짜리 계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준우 선수에게 ‘롯데에서 해야할 게 많다’라고 얘기를 했다”라면서 “감독님께서 팀의 기틀을 잡아주실 것이다. 그리고 선수는 라커룸의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 전준우 선수가 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얘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지난 2021~2022년에 이어서 다시 한 번 주장을 맡았다.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가 잔류하자 망설임 없이 주장으로 지명했다. 전준우는 다시 책임감을 짊어졌고 움직이고 있다. 구단 중심이 아닌 선수 중심의 문화가 다시 피어나고 있다. 전준우는 팀 내 또 다른 고참들과 의기투합을 하면서 팀의 기강을 다잡고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김태형 감독, 박준혁 단장은 전준우를 비롯한 고참들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전준우를 비롯한 고참 라인들은 김태형 감독, 박준혁 단장과 각각 회식 자리를 가지면서 롯데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전준우는 “고참들이 한 발 더 뛰어야지만 후배 선수들을 다 같이 이끌어 갈 수 있다. 그래서 따로 고참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올해 같이 잘 해보자는 얘기들을 했다”라면서 “다른 팀에서 고참 선수들도 많이 왔는데 그러면서 단합력도 생기고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다 같이 해보자는 마음들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훈은 “감독님이나 단장님이 새로 오셔서 고참들과 이야기도 하고 고참들의 역할에 대해서 확실하게 얘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전)준우 형도 움직이고 (김)상수, (김)민성이, (노)진혁이 다 같이 움직이니까 끈끈해 보이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상수 역시 “여러 팀을 돌아다니면서, 고참들이 잘 뭉쳐야 팀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강팀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고참들이 잘 뭉치면 어린 친구들도 ‘저렇게 똘똘 뭉쳐야지 우리 팀이 강해지는구나, 저런 팀워크가 있어야 팀이 더 끈적끈적해지는구나’를 느낄 것이다”라며 “롯데도 그런 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전)준우 형과 대화를 많이 했다. 우리의 방향성과 후배들이 어떤 환경에서 야구를 잘할 수 있게끔 도와줄 건지에 대해 많이 얘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어린 선수들도 이러한 고참들을 보고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 윤동희는 “선배님들이 훈련을 다 열심히 하시니까 저희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선배님들이 움직이시면 우리도 당연히 따라가야 한다는 같은 마음이다. 선배님들이 뛰시는 것보다 우리가 한 발 더 뛰어야 팀이 잘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김민석은 “좀 더 긴장감이 흐르는 팀으로 바뀐 것 같다. 파이팅을 외치면서도 선배님들이 더 으쌰으샤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다. 그런 분위기를 우리는 잘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이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는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게끔 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지만 자신감과 기세에 대해서는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전준우는 이를 선수단에게 중간에서 전달하고 문화를 만들어가게끔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되게 무서울 것 같지만 자기 야구를 하고 자기 할 것을 열심히 하면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아니다”라면서도 “기세에 눌리지 말라고 계속 말씀하신다. 기세에 눌리면 지니까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그라운드에 들어가라고 하신다. 그런 메시지를 전하면서 선수들 생각도 바뀌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자율적인데 경쟁 의식도 많이 생긴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서로서로 시너지도 난다. 선수들도 더 잘하려고 하고 노력도 많이 하는 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다들 너무 열심히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2008년 입단해 롯데 원클럽맨으로 커리어를 마무리 할 전준우다. 최고참이면서 주장까지 맡은 것은 결국 김태형 감독과 함께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임감을 갖고 팀의 분위기를 다시 형성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고 몇년 간 순위가 너무 쳐져 있었기 때문에 올라가야 한다. 이제는 선수들 인식부터 처음부터 바꾸려고 한다. 마냥 처지는 팀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처음부터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보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라며 “생각부터 고치고 지금부터 바꿔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감독님이 오셨을 때 오랫동안 같이 야구를 하려면 선수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이 정도면 됐겠지’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이제는 우리가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야구를 하면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라면서 “감독님께서 인터뷰에서 올해 5강 안에 들고 3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감독님께서 방향을 제시를 해주신 것이다. 선수들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형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이제는 하나의 목표를 보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주장 전준우를 중심으로 정훈 김상수 김민성 노진혁 유강남 구승민 김원중까지 고참 라인들은 더더욱 책임감을 갖고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게끔 움직이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