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수 리드오프?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7)은 2024시즌 활용법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아직 답은 모르지만 최원준의 활약도에 따라 팀 전력이 달라질 것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어보인다. 그만큼 공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신임 이범호 감독 야구의 핵심 선수이다. 붙박이 리드오프와 중견수로 자리잡아 풀타임 첫 3할 타율에 성공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이미 입대전 2021시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입단 초기에는 자리가 없어 내외야를 넘다느는 유틸리티맨으로 나섰다. 이 해 붙박이 우익수이자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더니 143경기에서 668타석을 소화했다. 174안타를 터트고 타율 2할9푼5리 4홈런 44타점 82득점 40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42를 기록했다. 커리어하이였고 첫 3할을 성공하지 못했다.
작년 시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6월말에 전역과 함께 복귀해 67경기에 뛰었다. 274타석에 들어서 타율 2할5푼5리 2홈런 23타점 37득점 13도루 OPS 0.675를 기록했다. 어깨통증으로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한데다 복귀 이후 외야가 아닌 1루수로 뛰는 등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받아 타구에 맞아 종아리 근막손상 부상까지 입었다.
잘 풀리지 않는 해였지만 시즌을 마치고 착실한 재활과 알찬 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호주 캔버라 캠프에서도 첫 실전에 나서는 등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작년과 달리 완벽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시즌을 마치고 가정까지 꾸려 성공하겠다는 각오도 남다르다. 그래서 더욱 174안타 능력을 다시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최원준은 박찬호 김도영과 함께 40도루 능력자로 꼽힌다. KIA는 세 선수를 어떤 타순에 배치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컨택 능력이 뛰어나고 발이 빨라 1~2번과 9번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이 2021시즌 처럼 리드오프로 제몫을 한다면 타선의 훨씬 강해진다. 최원준 김도영이 테이블세터진을 맡고 수비부담이 많은 유격수 박찬호가 9번에 배치하면 지그재그 타선도 가능하다. 물론 박찬호도 리드오프로 강한 면모를 보여 상대투수 유형에 따라 유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
최원준의 타력 증강도 관심이다. 지난 해 복귀해 선배 나성범을 만나며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알았다. 시즌 중에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즌을 버티는 힘이다. 비시즌 기간 중 훈련장을 꾸준히 찾아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타석에서 빠르고 강한 타구가 나온다면 그만큼 안타 확률도 높고 장타율도 도움이 된다. OPS를 0.800 이상으로 높인다면 또 한 번의 커리어하이 기록도 가능하다.
포지션도 외야로 고정했다. 1루수는 수비 부담이 컸고 타격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은 외야 주전 자리 하나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우익수는 나성범이 굳게 지키고 있어 중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 18일 캔버라 첫 자체 연습경기에서 리드오프겸 중견수로 출전했다. 최원준을 향한 사령탑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안타는 없었지만 볼넷 2개를 골라냈다.
중견수 수비는 경험도 많고 적응을 마쳐 큰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발이 빨라 수비폭이 넓은 장점에 강한 어깨까지 갖췄다. 동시에 타구판단 등 수비력이 다소 아쉬운 소크라테스를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이동시키면 그만큼 팀 외야 수비력도 강해질 수 있다. 캔버라 1차 캠프 마감을 앞두고 최원준을 향한 기대감이 크다. 완숙기에 접어든 만큼 기대를 충족한다면 리그 간판 외야수로 우뚝 서게 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