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 원 FA 계약 후 목표로 설정한 잠실구장 30홈런-100타점이 현실이 되는 것일까. 두산 뉴 캡틴 양석환(33)이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서 또 한 번 홈런 소식을 전해왔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7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두 번째이자 마지막 청백전을 실시했다. 첫 청백전에서 5이닝 경기로 몸을 푼 두산은 이날 정규이닝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한층 끌어올렸다.
청팀은 조수행(좌익수)-이유찬(2루수)-양의지(포수)-양석환(지명타자)-허경민(3루수)-김대한(우익수)-홍성호(1루수)-박지훈(유격수)-김기연(지명타자)-전다민(중견수) 10명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백팀은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김인태(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박준영(지명타자)-김민혁(1루수)-박계범(유격수)-장승현(포수)-안승한(지명타자)-오명진(3루수) 순의 11명 라인업으로 맞섰다.
청팀이 기선을 제압했다. 1회 2사 후 양의지의 좌전안타에 이어 양석환이 백팀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을 상대로 좌중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양석환은 지난주 라이브배팅에서도 좌중월 홈런을 때려냈는데 청백전까지 좋은 감을 이었다.
백팀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라모스의 우전안타로 맞이한 2사 1루에서 김재환(2루타)-강승호(2루타)-박준영(중전안타)이 3타자 연속 적시타를 날리며 스코어를 3-2로 뒤집었다.
청팀이 2회 신인 전다민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자 백팀이 3회 라모스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앞서갔다. 이후 청팀이 4회 선두 김대한의 좌월홈런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지만 백팀이 6회 정수빈-라모스의 연속안타에 이은 김인태의 1타점 2루타로 4-4의 균형을 깼다.
청팀은 8회 이유찬이 볼넷을 골라낸 가운데 양의지가 1타점 2루타를 치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백팀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8회 1사 2루서 등장한 안승한이 1타점 결승 적시타를 쳤고, 마지막 9회 김인태가 1타점 쐐기 적시타를 날렸다. 청백전 특성 상 홈팀의 리드에도 9회말까지 경기가 진행됐다.
청팀 마운드는 선발 최원준(1⅔이닝 3실점)을 시작으로 이영하(2이닝 1실점), 박신지(2⅔이닝 1실점), 김호준(1이닝 무실점), 최준호(1⅓이닝 1실점), 정철원(1이닝 1실점) 순으로 감각을 점검했다. 이영하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로 측정됐다.
백팀은 선발 브랜든(⅔이닝 2실점)부터 곽빈(2이닝 1실점), 김동주(1이닝 1실점), 최종인(1이닝 무실점), 박소준(1이닝 무실점), 박치국(1이닝 1실점), 김택연(1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등판했다. 곽빈과 최종인이 최고 151km의 강속구를 뿌리며 2차 캠프를 기대케 했다.
홈런포를 신고한 캡틴 양석환은 “홈런은 언제 쳐도 기분이 좋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기분 좋게 2차 캠프로 향하게 됐다. 만족스러운 시드니 캠프였다”라며 “과정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데 결과까지 따라오고 있다. 감이 나쁘지 않다. 겨울에 열심히 준비한 게 지금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경기는 주말을 맞아 시드니 현지 교민을 비롯해 100여명이 야구장을 방문해 두산 선수들을 응원했다.
양석환은 “16일 많은 비가 내려 청백전이 취소됐는데 직원들이 아침부터 정비를 위해 정말 고생했다. 덕분에 오늘 9이닝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 실전 감각을 올리는 데 큰 보탬이 됐고, 모처럼 팬분들 앞에서 응원 소리를 들으며 야구를 할 수 있었다. 고생한 직원들과 경기장을 찾아준 팬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라고 팀을 대표해 인사를 전했다.
마운드에서는 2020년 두산 2차 9라운드 89순위로 입단한 최종인의 투구가 눈부셨다. 최종인은 “첫 청백전 등판이었는데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겨울 동안 서울에서 피칭 아카데미를 다니며 폼 정립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타자마다 3볼까지 가는 승부가 많은 점이 아쉽다. 경쟁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렸는데 몸 상태가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최종인은 “지난 시즌부터 기존 속구, 커브, 스플리터 외에 스위퍼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2군에서 김상진 코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실전에서도 결정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는데 팬들 앞에서 내 이름을 각인시키는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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