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이 올 시즌 타율 3할을 목표로 도전한다. 이호준 QC(퀄리티 컨트롤) 코치는 “해민이가 3할 못 치면 내가 사표 낸다”고 옆에서 거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주축 선수들인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 박해민 등에게 올 시즌 목표치를 정해줬다. 박해민에게는 ‘타율 3할’이 주어졌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해 2022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으로 LG로 이적한 박해민은 지난해까지 타율 3할은 2016년 딱 1번 달성했다. 당시 564타수 169안타로 2할9푼9리6모, 반올림해서 타율 3할을 기록했다.
발 빠르고(통산 4회 도루왕), 폭넓은 외야 수비가 장점인 박해민은 타율은 매년 2할8푼~2할9푼대를 꾸준히 기록했다. 딱 한 번 2019년 2할3푼9리를 제외하고. 테이블세터로 타순에서 첨병 역할을 하는 박해민은 타율 3할을 성공할 듯 했지만 항상 시즌 말미에는 2할9푼대로 수렴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해민은 염 감독의 목표 숙제에 대해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사실 나도 딱 한 번 3할을 쳐봤기 때문에, 항상 3할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올해는 감독님이 또 그렇게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더 노력해서 한 단계 발전해서 3할를 칠 수 있게 만들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2할8푼, 2할9푼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감독님도 제 능력을 좀 좋게 봐주셨기 때문에 3할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하고 3할을 칠 수 있게끔 준비를 잘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박해민은 매년 4월에는 타율이 1할대 혹은 2할대 초반으로 부진한 슬로 스타터이지만, 시즌이 끝나면 타율 2할9푼대로 마치는 것이 반복됐다. 그런데 지난해는 조금 달랐다. 4월 부진이 사라졌다. 지난해 박해민은 4월 타율 3할2푼2리(87타수 28안타)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 홈런이 6개였는데, 4월에 3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성적에 대해 박해민은 “4월에 컨디션이 좀 좋았다. 작년에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문에 몸을 빨리 만들었기 때문에 4월에 좋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래서 작년 비시즌에 했던 거랑 똑같이 올 시즌 준비를 하려고 많이 노력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좋은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9월 이후 35경기에서 타율 2할5푼으로 하락세였다. 초반에 좋았는데, 막판에 타격감이 안 좋았다.
부족한 타율 1푼을 끌어올리기 위해 박해민은 “정확성을 좀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타격하면서 ‘왔다’라고 느끼고 배트를 돌렸는데, 스윙스팟에 맞는 확률이 조금 적다고 느낀다. 유리한 볼카운트나, 제대로 공이 왔다고 배트를 돌렸을 때 파울이 되지 않고 얼마만큼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느냐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을 때 타율이 내려가는데, 그런 기복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박해민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이호준 코치는 "해민이가 올해 3할 못 치면 사표 낸다"고 껄껄 웃으며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해민의 스윙과 타구를 지켜보다 좌우중간으로 드라이브 타구가 아닌 뜬공 타구를 날리자 "홈런 타자 될래"라고 지적하며 타격 방향성을 강조했다.
KBO는 올해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발이 빠른 박해민은 베이스 크기가 확대되면 도루 숫자도 욕심을 내고 있다.
1루, 2루, 3루 베이스 크기가 기존 15 인치(38.1cm)에서 18인치(45.73cm)로 확대되면서 본루와 1루, 본루와 3루간 거리는 각각 3인치(7.62cm) 감소된다. 1루와 2루, 2루와 3루 거리 각각 4.5 인치(11.43cm) 줄어든다. 박해민이 3할 타율로 출루율까지 높아지면, 누상에서 더 많은 도루 기회를 잡으며 상대팀을 괴롭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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