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팬 아예 없던데요?”…‘KIA→NC→두산’ 꽃미남 잠수함, 얼굴 아닌 실력으로 승부 본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2.16 16: 40

프로에 입단한지도 어느덧 10년. 그 동안 실력보다 외모로 주목받았던 박정수(28·두산)가 필승 잠수함이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는 기필코 제구력을 잡아 보상선수 성공신화를 쓰는 게 목표다. 
박정수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최지강, 김민규와 함께 조웅천 투수코치가 꼽은 ‘공이 좋아진 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정수는 지난 11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캠프 첫 라이브피칭에서 21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체인지업, 커브 등 3가지 구종을 구사한 가운데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가 나왔다. 첫 타자 양석환 상대로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불펜에서 선보인 위력적인 구위를 재현했다. 

두산 베어스가 11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2024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두산 박정수가 라이브피칭을 하고 있다.    2024.02.11 / soul1014@osen.co.kr

두산 베어스가 9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2024 호주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두산 박정수가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2024.02.09 / soul1014@osen.co.kr

박정수는 14일 자체 청백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청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남겼고, 직구, 체인지업, 커브에 슬라이더를 더해 감각을 조율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km 오른 142km로 측정됐다. 
조웅천 투수코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투수들의 힘과 커맨드과 작년보다 좋아졌다고 하더라. 코치 욕심에서는 더 잘하길 바라지만 박정수, 김민규, 최지강이 연습한 대로 좋은 공을 던졌다”라고 박정수의 기량 발전을 언급했다. 
두산 베어스가 11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2024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두산 박정수 투수가 라이브피칭을 하고 있다.  2024.02.11 / soul1014@osen.co.kr
시드니에서 만난 박정수는 “가볍게 던지려고 했는데 구속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을 많이 구사했고, 최대한 공을 정확하게 던지는 것에 초점을 뒀다”라며 “원래 우타자 몸쪽 체인지업의 경우 불안해서 아예 안 던졌다. 그런데 주변에서 좋은데 왜 안 쓰냐고 하더라. 코치님들의 조언 덕분에 이제는 잘 던지고 있다”라고 순조로운 시즌 준비를 알렸다. 
박정수는 지난 2021년 5월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이용찬의 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잦은 기복과 부상으로 날개를 펴지 못했다. 2021시즌 12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7.42를 시작으로 2022시즌 1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20, 2023시즌 25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4.17로 보상선수 성공신화에 번번이 실패했다. 
박정수는 “제구력이 가장 아쉬웠다. 커맨드 싸움도 잘하지 못했다. 뭔가 운으로 던진 느낌이었다”라고 부진 원인을 진단하며 “그래도 올해는 뭔가 바뀌는 게 보이는 거 같아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작년 1군에 조금 오래 있으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비시즌 때부터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두산 박정수 / OSEN DB
두산에서 벌써 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박정수의 목표는 개막 엔트리 합류, 그리고 1군 장기 생존이다. 그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프지 않아야 한다. 나는 구단의 기대에 더 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야탑고를 나와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2차 7라운드 65순위 지명된 박정수의 커리어 초창기 별명은 꽃미남 투수였다. 곱상한 외모 덕분에 KIA 시절 많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녔고, NC, 두산에서도 실력 이전에 외모가 먼저 주목을 받았다. 
29일 오후 프로야구팀 두산 베어스가 2024 전지훈련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로 출국했다. 두산 박정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1.29 / ksl0919@osen.co.kr
세월이 흘러 어느덧 프로 10년차가 된 박정수. 그는 “이제는 여성 팬들이 아예 없던데요”라고 웃으며 “KIA 시절에는 너무 어렸고 말랐다. 지금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라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커리어하이였던 지난해 25경기를 발판 삼아 올해는 어떻게든 이승엽호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박정수는 예리한 변화구와 함께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한 자원이라 5선발, 롱릴리프, 필승조 등 다양한 보직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정수는 “올해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한 시즌 내내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 몸쪽 직구와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구사하는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 아프지 않고 1군에 오래 남아있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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