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지바 롯데 마린스의 연습 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이토만구장.
5선발 경쟁에 뛰어든 삼성 2년 차 우완 이호성은 2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일본 프로야구 통산 105승 투수 출신 시미즈 나오유키는 이호성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키 크고 힘 있는 직구를 던진다”. “낙차 큰 커브도 구사한다”. “적극적으로 직구를 던지게 하는 걸 보니 포수도 (구위에) 믿음이 있는 모양이다”.
2004년과 2005년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지바 롯데에서 함께 뛰었고 2006년 WBC 일본 대표팀에서 활약한 그는 이호성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삼성은 지바 롯데에 0-8로 패했지만 이호성의 호투는 패배 속 소득이었다.
이호성은 “오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첫 실전치고는 커맨드와 로케이션이 잘 된 것 같다”면서 “다음 경기에서는 오늘 경기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첫 등판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비시즌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과 부상 부위 치료, 보강 훈련에 집중했다. 신인 시즌 때와는 달리 올해는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시즌”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금 무리해서 잘하는 것보다 시즌 들어가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확실한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삼성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그는 데뷔 첫해 5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평균자책점 2.65)을 남겼다. 10월 6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1회 볼넷 3개를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문상철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나이는 어리지만 경기운영 능력이 좋다. 구위도 좋아서 경험을 더 쌓으면 충분히 선발 투수가 가능하다"고 이호성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긴 이닝을 소화하며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데 희열을 느낀다는 이호성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처럼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맡는 게 목표다. 이종열 단장은 "이승현과 이호성이 기존 선발 요원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무럭무럭 자란다면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두 선수가 선발로서 자리를 잡아준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첫 실전 무대를 산뜻하게 시작한 이호성이 선발진의 뉴 페이스가 될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