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이 되도록 메이저리그에서 새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류현진(37). 그렇다면 친정 한화 이글스 복귀 가능성은 없을까. 이글스에서 류현진과 친분이 있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옛 동료의 컴백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새 시즌 선발진 구상을 모두 마쳤다. 나란히 재계약한 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 원투펀치에 뉴 에이스 문동주로 3선발을 구축했고, 김민우, 이태양, 김기중, 신인 황준서를 4, 5선발 오디션에 참가시켰다. 호주 멜버른,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마지막 두 자리의 주인공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로테이션이 변경될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은 ‘99번 에이스’ 류현진의 거취에 따라 새 시즌 구상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유턴할 경우 한화는 그토록 바랐던 슈퍼 에이스를 포함한 리그 최강의 선발진 구축이 가능하다. 한화의 개막전 상대는 LG 트윈스인데 류현진이라는 특급 선발로 지난해 챔피언을 상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개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류현진은 아직 ‘미계약 신분’이다. 지난달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복수 구단과 꾸준히 연결만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 단장 출신의 짐 보우덴 칼럼니스트는 최근 “류현진이 부상 위험으로 인해 단년 계약에 응해야 한다”라고 현실적인 눈높이를 제시하기도 했다.
류현진 못지않게 류현진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들이 바로 한화 선수들이다. “은퇴는 한화에서 하겠다”라는 류현진의 약속을 계속 머릿속에 떠올리며 99번 에이스의 컴백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멜버른에서 만난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이 돌아오시면 나한테 엄청 도움이 된다. 굳이 조언을 듣지 않아도 준비 과정, 투구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나. 현진 선배님이 하는 걸 보게 된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류현진의 입단 동기인 이재원도 새 둥지에서 고향 친구와 배터리호흡을 이루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원은 “(류)현진이가 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현진이가 우리 팀 오는 거 자체가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기다리고 있다”라며 “포수는 기본이고, 뒤에 서 있는 야수들 또한 큰 힘을 얻을 것 같다. 시너지효과가 날 것이다. 언제가 됐든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류)현진이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잘 알고 지냈다. 투구폼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예뻤다. 밸런스도 그대로다. 폼이 하나도 안 바뀌었다”라며 “그런데 현진이 공은 쳐보기만 했다. 고등학교 때 대표팀 가서 잠깐 호흡을 맞춘 게 전부다”라고 류현진과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지난 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류현진과 함께 훈련한 이태양의 마음도 같았다. 그는 “(류)현진이 형이 우리 경기를 맨날 챙겨봤다고 하더라”라며 “형이 속내를 잘 드러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야구를 잘하는 것 같다. 속내가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형이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응원하는 입장이다. 좋은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사령탑은 일단 류현진의 복귀를 염두에 둔 상태에서 멜버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지휘할 계획이다. 기본 기조는 류현진이 없는 2024시즌이지만 류현진이 돌아오는 시나리오 또한 최 감독의 머릿속에 들어있다. 최 감독은 “미국 계약 소식이 들려와야 류현진을 향한 기대를 접을 수 있다. 류현진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구분해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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