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로 사령탑을 잃었던 KIA 타이거즈가 이범호 코치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택했다.
KIA는 13일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 73승 2무 69패를 기록한 KIA는 5위 두산(74승 2무 68패)과 단 1게임차로 6위에 머무르며 아쉽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하던 9월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 최원준 등 핵심선수들이 잇따른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KIA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부진했던 외국인투수 2명을 윌 크로우(100만 달러)와 제임스 네일(70만 달러)로 모두 교체했고 2년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총액 120만 달러(약 16억원)에 재계약했다. 내부 FA 김선빈(3년 총액 30억원)과 고종욱(2년 총액 5억원)을 모두 잡는데 성공했고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을 총액 1억2000만원에 데려오면서 강력한 타선을 그대로 유지했다.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외국인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준다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다.
그렇지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김종국 전 감독의 범죄 혐의를 인지한 KIA는 지난달 28일 김종국 전 감독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결국 29일 김종국 전 감독을 해임했다. 30일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김종국 전 감독이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진 상황이 됐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사령탑을 잃은 KIA는 새로운 감독을 빠르게 물색하기 시작했다. 전설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 등 외부인사들도 다수 거론되며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결국 KIA는 내부승격으로 의견을 모았다.
새롭게 KIA 감독을 맡게 된 이범호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 통산 2001경기 타율 2할7푼1리(6370타수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 OPS .847을 기록한 거포 3루수 출신이다. 한화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2011년 KIA로 이적해 현역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역대 통산 만루홈런 1위(17개)에 올라있을 정도로 찬스에 강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9년 현역 커리어를 마무리한 이범호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2021년에는 퓨처스 감독을 역임하며 감독 경험도 쌓았다.
KIA는 “팀 내 퓨처스 감독 및 1군 타격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라고 이범호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라며 감독을 맡은 각오를 이야기했다. 이어서 “구단과 팬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맡겨 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라고 우승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