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내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은 김하성(28)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남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김하성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샌디에이고 야수조 스프링 트레이닝은 17일부터 시작되지만 김하성은 투수·포수조 소집일이었던 12일부터 캠프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덧 메이저리그 진출 4년차가 된 김하성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스프링 트레이닝.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김하성은 “야구장 나오는 게 조금 더 편해졌다. 나에게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될 김하성은 벌써부터 1억 달러 이상 대형 계약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예비 FA에겐 트레이드설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내야 자원이 풍족한 샌디에이고는 지역 중계권을 갖고 있던 방송사 파산 문제로 중요 수입이 끊기면서 긴축 재정에 나섰고, 김하성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김하성의 시장 가치가 워낙 높다 보니 웬만한 대가로는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을 분위기.
미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레이드 관련 질문이 나왔다. 이에 김하성은 “트레이드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구단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며 “나는 그냥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준비하고 나갈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속내를 밝혔다. 김하성은 “(트레이드가 어떻게 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일단 난 샌디에이고가 너무 좋다. 이 팀에 있고 싶은데 팀 사정이 내가 다른 데 가야 한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며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하지만 또 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하성이 팀에 남아 좋은 성적을 내고, 샌디에이고도 호성적도 거두는 것이다.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 순위 싸움을 할 정도로 경쟁력을 유지해야 김하성 트레이드 가능성도 낮아진다. 김하성 역시 “팀 성적이 좋으면 나도 같이 가는 것이다. 뭐가 되든 내가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동의했다.
겨울 내내 여러 매체에서 다양한 트레이드 가능성을 전망했지만 김하성은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끝까지 완주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 보여줘야 한다고 해서 오버 페이스할 생각은 없다. 어찌됐든 팀도 중요하고, 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 같이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하지 않는다면 장기 연장 계약을 제안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구단과 어떤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는지에 대해 김하성은 “비밀로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고액 장기 계약자가 많은 샌디에이고 팀 사정상 여유가 없지만 불씨는 남아있는 분위기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을 비롯해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닉 마르티네스(신시내티 레즈) 등 선발과 마무리 조쉬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까지 투수들이 FA로 대거 빠져나갔다. 중심타자 후안 소토,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이상 뉴욕 양키스)도 트레이드로 떠났다. 양키스에서 선발 마이클 킹과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받고, FA 시장에서 고우석,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 등 불펜들을 영입했지만 투타에 걸쳐 전력이 많이 약화됐다.
김하성은 “확실히 이름값이 떨어지긴 했는데 그럴수록 선수들이 더 뭉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반전을 기대했다. 우승 후보로 큰 주목을 받은 지난해 가을야구에 실패한 것처럼 야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다. 올해는 반대 상황이 샌디에이고에 일어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