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투수조 스프링 트레이닝이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시작됐다. 고우석, 마쓰이 유키, 마이클 킹 같은 새로운 투수들이 합류했지만 뭔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든 캠프 시작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샌디에이고는 오프시즌에 선발진을 개편했는데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며 ‘지난해 선발진에서 마이클 와카, 세스 루고(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닉 마르티네스(신시내티 레즈)가 떠났다. 블레이크 스넬은 여전히 FA다. 선발 로테이션 뒷부분에 확실히 물음표가 붙어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주축 선발 중에선 다르비슈 유, 조 머스그로브 2명만 남았다.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면서 받은 킹까지 1~3선발까지는 고정돼 있지만 나머지 4~5선발은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MLB.com은 ‘소토 트레이드를 통해 킹과 함께 합류한 랜디 바스케스, 조니 브리토가 마지막 두 자리를 놓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 페드로 아빌라, 맷 월드론, 역시 소토 트레이드로 영입한 드류 소프, 하이로 아이리아테, 제이 그룸, 글렌 오토가 있다. 이들 중 빅리그에서 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 투수는 오토가 유일하다’며 4~5선발 후보들의 경험 부족을 꼬집었다.
이어 ‘루벤 니에블라 샌디에이고 투수코치는 젊은 투수들의 재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 샌디에이고는 내부 육성을 좋아하는 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추가 외부 영입을 막진 못할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여전히 선발투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야진 보강과 함께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에겐 두 가지 우선 순위 중 하나’라고 남은 오프시즌 전력 보강 가능성을 전했다.
다르빗슈와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는 머스그로브는 “지금 전력이 조금 이상할 수도 있지만 난 프렐러 단장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여러모로 생각이 매우 깊다. 계획 없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적재적소에 전력을 구성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매드맨’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구단 운영을 하는 프렐러 단장이 이대로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게 선수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이미 샌디에이고가 류현진, 마이클 로렌젠, 에릭 라우어 등 FA 시장에 남은 선발투수들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재 팀 구성상 류현진이 들어가면 샌디에이고에 딱 어울린다.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포스트시즌을 노려야 할 샌디에이고는 즉시 전력이 필요하다. 부상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로렌젠이나 라우어보다 류현진의 커리어가 훨씬 더 좋다. 여기에 김하성, 고우석에 이어 류현진까지 오면 한국인 선수만 3명으로 한국에서 샌디에이고의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관건은 역시 몸값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 조건으로 연평균 1000만 달러를 잡고 있다. FA 시장이 더디게 흐르고 있지만 이 조건은 바뀌지 않은 분위기다. 그런데 샌디에이고도 이전처럼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지난 몇 년간 무분별한 장기 계약을 남발한 샌디에이고는 전담 방송사 ‘밸리스포츠’를 갖고 있던 다이아몬드스포츠그룹의 파산 문제로 중계권 수입이 끊겨 재정이 크게 악화됐다. 올해 페이롤(팀 연봉 총액)도 2억 달러 이하로 낮출 계획인데 현재 약 1억6000만 달러로 4000만 달러 정도 여유 공간이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