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오키나와 리그 첫 승 신고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삼성은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1-13으로 패했다. 11일 주니치 드래건스전 이후 2연패. 투타 엇박자가 심했다. 2경기에서 23점을 내준 반면 5점을 얻는데 그쳤다. 득실점 마진이 -18점에 이른다.
첫 등판에 나선 5선발 후보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11일 주니치전 선발로 나선 황동재는 1이닝 2피안타 4볼넷 5실점(3자책)으로 고개를 떨궜다.
좌완 이승현은 12일 니혼햄 선발로 나서 2⅓이닝 1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흔들렸다.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좌완 최채흥은 2이닝 4피안타 4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무너졌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걱정이 한가득일 수 있지만 오키나와 리그 즉 연습경기는 정규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에 불과하다.
연패의 늪에 빠졌지만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라이온즈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이 수준이 높은 일본 선수들과 맞서면서 느낀 점이 적지 않았을 터. 패배를 통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포수 강민호는 “선수들이 겨우내 열심히 몸을 만들고 이제 첫 실전이다. 승패보다 스스로 준비했던 부분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또 “스프링캠프 때 일본팀을 만나면 투수들의 구위와 컨트롤 모두 아주 뛰어나다. 공략하기 쉽지 않지만 연습경기 때 어려운 공을 보고 나면 한국에 가서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11일 주니치전이 끝난 뒤 “스프링캠프 첫 연습 경기였다. 매일 훈련만 하다 보니 아직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라며 “앞으로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고,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야수 류지혁은 “일본 스프링 캠프에서 열리는 연습 경기를 통해 실수를 많이 하고 투수도 많이 맞고 볼넷을 내줘야 스스로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느끼게 된다”면서 “느끼는 부분을 토대로 더 연습하면 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패배의 이유는 분명히 있다. 삼성은 이유를 찾아 처방하고 도약을 위한 자극제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팬들도 오키나와 리그 2연패에 벌써부터 실망할 이유는 없다. 앞서 말했듯이 준비 과정에 불과한 만큼 좀 더 진득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
종목을 막론하고 최고의 팬서비스는 승리다. 선수들도 팬들의 믿음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결과로 보답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한편 삼성은 오는 14일 이토만구장에서 지바 롯데 마린스와 세 번째 연습 경기를 치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