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고민할 정도로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 인생 처음으로 어깨 수술을 받으며 현역 연장에 나섰다. LA 다저스로 돌아온 클레이튼 커쇼(35)의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이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2025년 선수 옵션이 포함된 1+1년 계약에 합의한 커쇼는 9일 투수, 포수 소집일을 하루 앞두고 다저스 스프링 트레이닝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 모습을 드러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커쇼는 “다저스 복귀를 결정한 뒤 모두가 잘해줬다. 나를 원한다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며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결정을 내린 적이 없었다. 다저스에 지명을 받고 왔고, 고등학교 때 만난 여자와 결혼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결정할 일이 많지 않았다. 이번 오프시즌은 내가 처음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정말 좋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커쇼는 왼쪽 어깨 견갑와상완 인대 및 관절낭 복구 수술을 받았다. 2016년부터 계속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커쇼이지만 어깨에 칼을 댄 것은 처음이었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생각하면 리스크가 큰 수술이지만 더 강한 공을 뿌리기 위해선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수술을 하기 전 은퇴에 대한 생각이 무겁게 다가왔다”고 돌아본 커쇼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공을 던질 수 있고, 아이들과 캐치볼을 할 수 있지만 강하게 던질 순 없었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 뒤 수술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나니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오프시즌 고향 댈러스에 머물면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대한 생각도 했지만 이번에도 커쇼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다저스가 이번 오프시즌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 등 특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슈퍼팀’이 된 것도 커쇼의 다저스 리턴을 재촉했다.
커쇼는 “이번 오프시즌을 솔직히 정말 놀라웠다. 나도 그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분명하게 있다. 오프시즌에 우승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우리 팀은 아주 좋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내가 지금까지 몸담았던 팀 중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팀이다. 나도 그 팀의 일원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수술 후 재활 중인 커쇼는 빨라야 7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구 프로그램 2주차에 접어든 커쇼는 당분간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텍사스 집으로 돌아간다. 3월 중 다시 캐멀백랜치로 날아와 투구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커쇼는 “4월1일부터 풀시즌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