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인 쿠바 출신 외야수 아돌리스 가르시아(30)가 연봉을 둘러싼 갈등을 끝냈다. 연봉 조정 청문회를 앞두고 2년 계약에 합의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9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가 가르시아와 2년 1400만 달러 보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우리 돈으로 약 187억원. MVP 수상, 타석수, 올-MLB팀 선정 등 각종 인센티브 포함시 최대 2025만 달러가 되는 계약이다.
당초 텍사스와 가르시아는 연봉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보였다. 처음으로 연봉중재자격을 얻은 가르시아가 690만 달러를 요구한 반면 텍사스는 500만 달러를 제시했다. 190만 달러 차이. 계약 데드라인까지 합의를 보지 못한 연봉조정신청자 22명 중 가장 큰 차이를 보이면서 9일 연봉 조정 청문회를 앞두고 있었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말 구단 팬 페스트에서 “내가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모두가 알기 때문에 힘들다. 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에 나섰고, 좋은 팀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조금 실망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지난해 148경기 타율 2할4푼5리(555타수 136안타) 39홈런 107타점 OPS .836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스타에 아메리칸리그(AL) MVP 14위에 골드글러브도 받았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에서 15경기 타율 3할2푼3리(62타수 20안타) 8홈런 22타점 OPS 1.108로 대활약했다.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부터 월드시리즈 1차전까지 5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차지한 가르시아는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복사근 부상을 입어 남은 시리즈에 결장했지만 텍사스의 창단 첫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에 비하면 텍사스가 제안한 500만 달러는 박한 조건이었다. 연봉 청문회에 갔다면 가르시아의 승리가 유력했다. 하지만 이날 2년 보장 14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며 연봉 조정 청문회를 피했다. 가르시아 요구액인 690만 달러의 두 배가 조금 넘는 조건. 여기에 인센티브를 더해 연평균 1000만 달러에 달한다.
쿠바 출신 우타 외야수 가르시아는 2016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군 4경기만 뛰고 이듬해 2월 망명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뒤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21경기 출장에 그쳤고, 2019년에는 트리플A에만 머물렀다. 시즌 후 한국인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를 2년 보장 800만 달러에 영입한 세인트루이스는 40인 로스터 자리 마련을 위해 가르시아를 양도 지명(DFA) 처리했다.
김광현 영입 여파로 가르시아는 세인트루이스를 떠났다. DFA 이후 텍사스의 클레임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러나 2020년 이적 첫 해 빅리그에서 3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2021년 2월 텍사스에서도 또 DFA 됐다. 이번에는 어느 팀도 그를 찾지 않아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로 이관됐다.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바뀌었고, 그해 스플릿 계약으로 온 한국인 투수 양현종과 함께 원정경기 예비용 선수를 뜻하는 택시 스쿼드로 시즌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