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를 향한 호세 알투베(33)의 일편단심은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1)도 꺾지 못했다. 다음 FA 시장에서 2루수 최대어로 주목받은 알투베가 연장 계약으로 휴스턴에 잔류했다. 19년 원클럽맨을 보장받으며 사실상 휴스턴 종신 계약을 했다.
휴스턴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알투베와 연장 계약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전날(7일) 5년 1억2500만 달러 연장을 발표했는데 내년 시즌부터 2029년까지 커버하는 계약이다.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알투베는 휴스턴에서만 19년을 보장받았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 크레이그 비지오(1988~2007)의 20년에 이어 구단 역대 2위 기록을 확보했다.
지난 2013년 7월 휴스턴과 4년 1250만 달러로 첫 연장 계약을 한 알투베는 2018년 3월에도 5년 1억5100만 달러로 두 번째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아메리칸리그(AL) MVP 수상 이후 FA가 2시즌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찌감치 남았다. 이번에는 FA 시즌을 앞두고 3번째 연장 계약을 했다. 2루수 FA 최대어로 시장 평가를 받을 만했지만 알투베의 마음은 이미 휴스턴에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미국 현지 날짜로 2월7일 열렸다. 알투베의 등번호 27번을 기념한 것으로 휴스턴 구단이 모양새를 갖췄다.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알투베는 “2011년 처음 콜업됐을 때 구단에선 ‘다른 2루수 찾을 때까지 임시직’이라는 말을 했었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때만 해도 168cm 리그 최단신 선수가 이렇게 휴스턴의 얼굴, 상징, 전성기 주역이 될 줄은 몰랐다. 13시즌 통산 타율(.307), 안타(2047개), 2루타(400개), 득점(1062점), 도루(293개) 모두 휴스턴 구단 역대 1위 기록. 홈런은 5위(209개)이고, 비지오(3060개)에 이어 두 번째 3000안타까지 953개가 남아있다. MVP 1회,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6회, 타격왕 3회, 최다안타 4회, 도루왕 2회에 월득시리즈 우승 두 번으로 휴스턴의 리빌딩부터 전성시대 중심에 있다.
휴스턴에서 결혼을 하고 두 딸이 태어났다. 2013년 처음으로 휴스턴에서 집도 샀다. 베네수엘라 출신 알투베에게 휴스턴은 제2의 고향이 됐다. 그는 “아내 니나와 다른 곳으로 갈지, 여기에 남을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여기 머무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야간 경기가 끝나면 매일 집에 와서 딸들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날 일어나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다. 우리는 이곳에 머무르기로 했고, 절대 이사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휴스턴은 나의 집이다. 내게는 고향이 두 곳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자랐고, 그곳에 갈 때마다 아내에게 ‘집에 가자’고 말한다. 그리고 돌아올 때가 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한다”고 휴스턴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디애슬레틱은 ‘알투베는 다음 겨울 FA 시장에서 더 유리한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뛸 생각이 전혀 없었다. 5년 1억2500만 달러 연장 계약은 보라스의 운영 기조에도 맞지 않다’며 웬만해선 고객들을 FA 시장에 내놓아 최대 이익을 이끌어내는 보라스 전략 스타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보라스는 “대리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 금전적인 부분도 고려하고, 조언을 할 수 있지만 알투베는 혈통과 유산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알투베와 그의 아내에겐 FA보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이 휴스턴에 있었다”며 선수 의사를 존중했다.
최근 7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휴스턴은 전체적인 선수층 고령화로 지금 성적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의문이 있다. 하지만 30대 중반에도 꺾이지 않는 알투베가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의 위대함은 끝이 없기 때문에 미스터리”라고 표현한 보라스는 “알투베는 희귀함을 넘어 현대 시대에 존재할 수 없는 선수다. 앞으로 더 많은 걸 보여줄 것이다”며 30대 후반까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