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형종은 이적 후 첫 시즌은 실망스런 성적으로 끝났다. 올해 두 번 실패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형종은 2023시즌을 앞두고 LG를 떠나 키움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0억 원의 퓨처스 FA 계약을 했다. 지난해 연봉은 1억2000만원, 올해 연봉은 6억8000만원, 2025년과 2026년은 각각 연봉 6억원을 받는다.
4년 20억원 계약 규모를 보면 키움에서 이형종에 대한 기대치가 컸다. 이형종 또한 출장 기회가 늘어날 키움에서 LG 시절 좋았던 모습을 되찾고자 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어긋났다. 이형종은 지난해 키움 유니폼을 입고 99경기 출장해 타율 2할1푼5리(316타수 68안타)3홈런 37타점 35득점 OPS .646을 기록했다. 8월과 9월 각각 20일 넘에 2군에 머물렀고, 9월 10일이 1군에서 마지막 경기였다.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형종은 지난해 실패에 대해 자책했다. 그는 “창피했다. 동료 후배들, 선배들, 감독님, 코치님, 키움 관계자에게 미안하고 창피했다. 올해는 보여줘야 한다”며 “지난해 10월 시즌 끝나자마자 준비해서 움직였다. 사실 시즌 중 9월에 2군 내려갔을 때 ‘지금부터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비시즌 이를 악물고 운동을 했다. 이형종은 “김병곤 원장님의 센터에 다니면서 운동했다. 12월초 시작해서 1월초에는 일본 오키나와로 나가서, 용규형이랑 같이 운동을 하다가 20일쯤 귀국했다. 캠프 출국에 앞서 고척에서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시즌에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서 훈련을 해 봤다. 앞서 구단의 마무리 캠프도 참가했다. (비시즌에) 폼도 바꾸고, 스윙 결도 조금 바꾸고 변화를 많이 줬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실패는 결국 준비 부족이었다. 이형종은 “작년 캠프는 붕 떠있는 기분이었다. 들떠 있어서 몸도 마음도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이다”며 “(시즌 때) 마음처럼 몸이 안 움직이더라. 지난해 1년을 뛰면서 몸이 느꼈고, 비시즌 몸을 빨리 만들어서 지금 페이스나 몸 상태가 좋다. 몇 년 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다. 4~5년 만에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바닥을 경험했다. (최근 몇 년간) 늘 바닥이었지만, 경기를 뛰면서 바닥을 찍어보니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창피하기도 했다. 다시 밟고 올라가는 것을 느끼고 싶다. 시즌이 끝나고 3일 이상 안 쉬고 계속 준비하고 훈련했다”고 각오를 보였다.
또 이형종은 “코칭스태프께서 어떻게 생각할 모르지만, 더 잘 보여주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다시 처음이다 생각하고, 자리를 되찾아야겠다. 자리를 찾고 지켜야겠다. 어린 친구들에게 밀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려야 만회가 될까. 이형종은 “내가 가장 잘 했을 때의 모습 이상을ㄹ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강하게 먹고 있다”며 "두 자릿 수 홈런은 무조건 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타율은 3할은 쳐야 팀이 원하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이형종은 부상 이력이 많은 편이다. 그는 “항상 좋았을 때, 잘 될 즈음에 다쳐서 안 좋은 결과로 끝났다. 안 다칠 거라는 마음으로 준비하지만, 부상은 내가 부족해서 그럴수도 있고, 불운일 수도 있다"며 "부상 트라우마가 있어서 시즌 초반에는 몸을 사리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초반부터 그런 생각 버리고, 부상은 하늘의 뜻에 맡기고, 전투적으로 임할 것이다. 미친 놈처럼 해야 한다. 내 스타일 대로”라고 말했다. LG 시절 좋았을 때는 허슬플레이로 ‘광토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키움 야수진에서 이용규, 최주환 등과 고참 위치다. 이형종은 “작년 너무 못했기에 책임감도 느끼고, 야구를 잘 해야 후배들이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서로 받쳐주고, 이겨내주고, 그러면서 원팀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외부에서 약체라고 평가하는데, 5강을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