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년이 상남자로 변신했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 호리호리한 몸매와 곱상한 외모로 수많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닌 그는 오프 시즌 들어 벌크업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개막 직전 오른손 유구골 골절로 뒤늦게 1군에 합류한 그는 109경기에 나서 타율 2할7푼5리(433타수 119안타) 3홈런 46타점 62득점 5도루를 기록했다. 데뷔 첫 홈런은 물론 안타, 타점, 득점 모두 개인 한 시즌 최고 기록을 작성했지만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예년과 똑같이 했다가 그저 그런 선수로 남게 된다”고 자신을 채찍질하고 새로운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마음먹은 김현준은 “몸이 돼야 기술도 된다”면서 벌크업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벌크업을 시작했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몸무게가) 알아서 빠지니까 몸에 힘을 많이 비축하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 김현준의 말이다.
호리호리했던 김현준의 벌크업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보는 사람마다 “몸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김현준은 “작년보다 7~8kg 정도 늘어났다”고 했다. 무작정 몸무게만 늘린 게 아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마련해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몸이 탄탄해졌다.
순발력은 더 좋아졌다. 김현준은 “몸이 불어나면서 주루가 힘들어질 줄 알았는데 뛸 때 힘이 붙어 더 빨라진 느낌”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공격력 향상의 중책을 맡게 된 이진영 1군 타격 코치는 김현준을 팀내 타자 가운데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으며 “지금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이진영 코치의 조언에 따라 타격할 때 팔꿈치가 움직이는 습관을 교정 중인 김현준은 “코치님께서 이 부분만 수정하면 다른 건 손댈 게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올 시즌 삼성 외야진에 변화가 생겼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팀을 떠났고 중견수 김현준이 우익수로 이동한다. 국가대표 출신 김성윤이 중견수를 맡을 예정이다.
박진만 감독은 “김성윤이 후반기 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외야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특히 주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중견수로서 더 나을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현준의 수비 위치를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바꾼 이유에 대해 “마무리 캠프부터 (외야 수비 위치 변경을) 준비했고 스프링캠프 때 정착시킬 생각이다. 김현준이 중견수로 잘해줬는데 우익수로 옮기면 타격 능력 향상과 체력 안배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준은 “수비할 때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적응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아직 더 보여줄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스스로 건방을 떨었는데 더 독하게 해야 한다. 풀타임 2년 차 시즌을 치르고 나니 이대로 가다간 그냥 사라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핑계 안 대고 타협하지 않고 독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 야구에 미쳐볼 생각이다. 그동안 열심히 했지만 뭔가 저 스스로 타협했던 거 같다. 이번에는 타협 같은 건 절대 없다. 발전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독하게 마음먹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김현준. 올 시즌 커리어 하이 달성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