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몸담았던 우완 투수 드류 가뇽(33)이 대만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리그 MVP를 받은 데 이어 2년 다년 계약까지 따냈다.
대만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스는 지난 6일 외국인 투수 가뇽과 2025년까지 2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2021년부터 3년간 웨이취안 핵심 선발로 활약한 가뇽은 2025년까지 5년간 장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게 됐다.
가뇽은 지난해 대만에 와서 가장 많은 183이닝을 던지며 13승7패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55개 WHIP 1.16으로 활약했다. 다승·탈삼진·이닝·WHIP 1위, 평균자책점 3위에 오른 가뇽은 대만시리즈 최종 7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 호투로 선발승을 거두며 웨이취안의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후 대만리그 MVP도 수상한 가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올 시즌 앞두고 2년 다년 계약에 성공하며 대만에서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에서 3시즌 통산 성적은 76경기(72선발·451⅓이닝) 30승20패 평균자책점 3.07 탈삼진 381개 WHIP 1.17로 꾸준함을 보였다.
지난 2018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가뇽은 2019년까지 2시즌 동안 23경기(1선발·35⅔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7.32 탈삼진 25개를 기록한 뒤 2020년 한국 무대로 넘어왔다.
일본 구단에서도 러브콜이 있었지만 KIA를 택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KIA는 메이저리그 스타 3루수 출신 맷 윌리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어릴 때부터 그의 팬이었던 가뇽은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를 감독으로 만났다”며 기뻐했다.
총액 85만 달러에 계약한 가뇽은 KIA에서 28경기 모두 선발등판, 159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8패 평균자책점 4.34 탈삼진 141개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수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규정이닝 투수 20명 중 평균자책점 13위로 리그 평균을 밑돌았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지만 직구 평균 구속이 144km로 외국인 투수치곤 아쉬웠다. KIA는 가뇽을 보류선수명단에 넣고 재계약을 고민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이 더 좋은 우완 투수 다니엘 멩덴을 영입하면서 가뇽과는 작별했다.
그렇게 한국을 떠난 가뇽이지만 대만에서 야구 인생의 꽃길이 열렸다. 2022년 시즌 중 KBO리그 복귀설이 나왔지만 대만 잔류를 택했고, 웨이취안 주축 선발로 롱런하면서 MVP에 다년 계약으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았다.
한편 웨이취안은 지난해 우승 멤버였던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출신 우완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브리검도 가뇽과 마찬가지로 2021년부터 웨인취안과 함께했지만 가족 사정을 이유로 전반기 합류가 어려워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결별했다. 대신 또 다른 키움 출신 우완 투수 타일러 에플러를 새로 영입했다. 에플러는 지난해 대만 푸방 가디언스에서 9경기(56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한 뒤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에 돌아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