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LG 스프링캠프. 모창민 타격코치와 최승준 타격코치는 내야수 김민수를 데리고 실외 케이지 안에서 특별 배팅 훈련을 실시했다.
염경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스프링캠프에서 실시하는 ‘정신 수양의 시간’을 겸하는 타격 훈련이다. 코치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도 갖고, 타자들마다 자신에 맞는 스윙을 집중적으로 한다. 매일 타자 1명씩, 주전급을 제외한 젊은 타자들을 대상으로 30분 정도 실시하는 훈련이다. 배팅의 양 보다 질을 따지는 훈련.
지난해는 이호준 코치, 모창민 코치가 선수를 붙잡고 했는데, 올해 이호준 코치가 QC 코치가 되면서 빠졌고, 신임 최승준 타격코치가 모창민 코치와 함께 한다. 이날은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온 김민수 차례였다.
# 훈련 도중 대화.
모창민 코치: “이제 7년차인가?”
김민수: “8년차입니다”
모창민 코치: “터질 때가 됐어. 최 코치가 몇 년 차에 터졌지?"
최승준 코치: “10년차에 터졌어요”
모창민 코치: “(김민수에게) 조금 일찍 터지자”
최승준 코치: “저는 8년 만에 첫 안타 쳤어요.
모창민 코치: “나는 신인 때 쳤는데…”
최승준 코치: “그 전까지는 (1군) 기회가 없었어요”
모창민 코치: “기회가 있어야 한다. (김민수에게) 올해 감독님이 기회 많이 주실 것 같다”
최승준 코치는 2006년 LG에 입단했다. 장타력을 지녔지만 2013년까지 8년 동안 1군에서 단 8경기 9타석(무안타) 기회만 있었다. 2014년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38타수 10안타 2홈런. 2016년 SK로 트레이드 됐고, 그 해 타율 2할6푼6리(199타수 53안타) 19홈런을 기록하며 터졌다.
김민수는 지난달 26일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에 롯데에서 LG로 트레이드됐다. LG는 FA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 하면서 김민성을 영입했다. LG는 김민성과 계약기간 최대 3년(2+1년) 총액 9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2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후 김민성을 롯데로 보내고, 내야수 김민수를 데려오는 1대1 트레이드를 했다.
염경엽 감독은 내야 유틸리티로서 김민수의 재능을 좋게 봤고, 내야 백업으로 3루수, 유격수, 2루수, 1루수 내야 모든 포지션을 훈련시킬 계획이다.
2017년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민수는 지금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보여준 시즌이 없었다. 2021년 82경기 출장이 시즌 최다였고, 점점 경기 수는 줄었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7년(군 복무 포함) 동안 18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441타수 106안타)를 기록했다.
수비는 괜찮은 편이지만, 타격이 아쉬웠다. 2군에서는 3할대 타격을 보여줬지만 1군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2군에서 타율 3할3푼1리(178타수 59안타) 7홈런 장타율 .517, OPS .982를 기록했다. 그러나 1군에서는 2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리(43타수 9안타) 0홈런 OPS .599에 그쳤다.
김민수는 "(롯데에서) 기회를 주고 바라는 게 있었을 것인데 내가 그걸 충족시키지 못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롯데에서 터지지 못한 것을 자책했다. 트레이드가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고,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
김민수는 "주전이 되지 않으면 슈퍼 백업이 되어야 팀한테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8년차가 된 김민수가 LG에서는 터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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