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2년 연속 외국인 타자를 마이너리그 홈런왕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NC에서 뛴 제이슨 마틴에 이어 올해 맷 데이비슨도 트리플A 홈런왕 이력이 있다. 공교롭게 데이비슨은 마틴과 함께 2022년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공동 홈런왕을 차지했다.
강인권 감독은 거포가 별로 없는 NC 타선에서 데이비슨이 홈런 등 장타를 많이 터뜨려주기를 기대했다. 지난해 우승팀 LG의 오스틴 딘처럼만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NC와 총액 100만 달러 계약을 한 데이비슨은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 오스틴과 친분이 있다. 그는 “오스틴 보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오스틴은 데이비슨에 대해 “파워가 대단하다”고 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리드파크 에넥스 필드에 차려진 NC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데이비슨은 “다이노스에 합류하게 돼 기뻤다. 선수, 코치, 직원 등 모두가 환영해줘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데이비슨을 영입하려고 했는데, 일본(히로시마)으로 진출했다”고 했다. 1년이 지나고 결국 영입했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다이노스가 계약을 제안한 것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하다보니 일본에 가게 됐고,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돼 좋다. 다이노스 팀 컬러인 남색이 좋아하는 컬러다. 고교(남캘리포니아 YUCAPIA) 팀 컬러가 남색과 골드색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데이비슨은 배팅 훈련에서 장쾌한 타구를 많이 선보였다. 데이비슨은 “훈련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작년에 좋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서 비시즌에 이를 갈고 훈련하면서 몸을 잘 만들어 왔다. 작년에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 다이노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열심히 준비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이비슨은 히로시마에서 112경기 타율 2할1푼 19홈런 22볼넷 120삼진을 기록했다. 2022년 트리플A에서 86경기 타율 3할1푼 32홈런 44볼넷 102삼진 장타율 .644, OPS 1.058의 기록과는 큰 차이다.
데이비슨은 “작년에 많이 부족했다. 일본에서 투수들에게 적응을 못한 부분이 있다. 부진하자 메카닉에 변화를 주다보니 악순환이 됐다. 오랫동안 야구를 하면서 커리어 중에 성공할 때도 부진할 때도 있다. 지난해 부진을 올해는 극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투수들은 미국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의 투구폼이나 투구 유형과 너무 달라서 적응이 어려웠다고 했다. 시즌을 치르며 조정을 하려고 메카닉을 건드렸고, 밸런스가 무너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데뷔를 앞둔 데이비슨은 “지난해 일본에서 뛰어 한국에 적응하는데 도움은 될 것 같다. 다른 나라로 옮겨서 적응하는 어려움은 있겠지만, 아시아 문화권을 경험해서 도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은 “일본에서 타율은 낮았지만 홈런은 20개 가까이 쳤다”고 기대했다.
데이비슨은 LG 오스틴, 올해 삼성과 계약한 데이비드 맥키넌과 친분이 있다. 맥키넌과는 마이너리그에서 같은 팀에서 뛰었고, 지난해 나란히 일본에 진출했다. 맥키넌은 세이부에서 뛰고, 올해 삼성과 계약했다. 오스틴과는 2022년 마이너리그 시절 상대팀으로 자주 경기를 하면서 알고 있다.
데이비슨은 “KBO리그에 또 누가 뛰는지 잘 모르지만, 16년 동안 야구를 해와서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고 했다.
오스틴과는 같은 포지션(1루수)으로 경기에서 자주 만날 듯. 데이비슨은 “오스틴이 작년에 잘했다고 알고 있다”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 오스틴을 능가하는 선수가 되고싶다. 내 자신을 믿고 하던대로 계속 노력하면 그 결과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LG 캠프에서 만난 오스틴과 인터뷰에서 데이비슨을 언급하자, 오스틴은 “친분이 있다. 재작년에 상대팀으로 자주 만났다”며 “데이비슨 보다 힘이 좋은 선수는 본 적이 없다. 타구가 날아가다 떨어져야 하는데, 계속해서 날아간다. 불가사의한 일을 좀 많이 만들어내는 선수다. 한국에 왔는데, 잘해서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리그에 적응만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