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에서 본 한화 이글스는 쉽게 무너지거나 승부가 성급하게 들어오는 팀이었다. 그럼에도 안치홍(34)은 그 팀을 택했고, 2024시즌 독수리의 환골탈태에 힘을 보태기로 결심했다.
2루수 골든글러브 3회 수상에 빛나는 안치홍은 작년 11월 롯데를 떠나 한화와 4+2년 총액 72억 원에 FA 계약했다. 안치홍은 2024년부터 4년간 보장 47억 원, 옵션 8억원 등 55억 원 계약을 이행하며, 이후 2년은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선택권이 부여되는 뮤추얼 옵션이 발동된다. 계약이 연장될 경우 2년간 보장 13억 원, 옵션 4억 원 등 17억 원 계약이 추가로 실행된다. 그렇게 될 경우 안치홍은 39살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다.
안치홍은 최대 72억 원의 가치에 부응하기 위해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그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아직은 한화라는 새 둥지가 낯설지만 스프링캠프 시작 사흘 만에 팀 분위기 파악을 마쳤고, 금세 한화 내야진에 녹아들었다.
멜버른에서 만난 안치홍은 “한화 훈련이 재미있는 거 같다. 분위기도 좋다. 이제 나만 빨리 녹아들면 될 것 같다”라며 “팀 내 경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팀의 미래를 밝히는 좋은 요인이다. 나 또한 역할을 더 잘하기 위해 훈련하고 고민한다. 많은 어린 선수들 못지않게 준비를 잘하는 게 목표다”라고 한화에서 첫 훈련한 소감을 전했다.
한화에서 친해진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망설였다. 일단은 KIA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친해진 이명기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안치홍은 “아직 많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못해봤다. 두루두루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앞으로 조금씩 친해지면 될 거 같다. (이)명기 형과 제일 친하다”라고 설명했다.
캠프 첫날 최원호 감독과 나눈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안치홍은 “감독님께서 ‘팀을 한 번 옮겨봤으니 적응은 괜찮겠지?’라고 물어봐주셨다. 그래서 적응은 괜찮을 거 같다고 말씀드렸다”라며 “물론 팀마다 문화, 스타일은 다르지만 적응만 잘하면 다 똑같다”라고 말했다.
안치홍은 FA 계약자답게 2024시즌 최원호 감독의 플랜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안치홍이 상위타선과 2루수를 담당하는 게 한화가 바라는 베스트 시나리오이며, 안치홍의 2루수 경쟁자인 문현빈, 정은원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외야 수비 훈련을 병행 중이다. 안치홍의 합류로 내야 뎁스가 강화되면서 안치홍이 1루수, 채은성이 우익수를 보는 플랜도 사령탑의 머릿속에 있다.
선수의 각오 또한 남다르다. 안치홍은 “나름대로 준비를 열심히 할 생각이다. 2루수, 1루수 모두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라며 “타격을 향상시키겠다는 생각 또한 변함이 없다. 앞에도 좋은 타자, 뒤에도 좋은 타자가 있기 때문에 연결을 잘해야 한다. 배팅을 보다 집중해서 하겠다”라고 밝혔다.
안치홍의 합류로 공수 모두 한층 업그레이드 된 한화는 올해 가을야구에 갈 수 있을까. 안치홍은 “밖에서 본 한화는 쉽게 무너지거나 투수들의 승부가 성급하게 들어왔다”라며 “올해는 아마 잘할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배울 수 있는 선배들이 많이 생겼고, 조화가 기대된다. 한화는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라며 한화의 반등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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