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하 한국시간), LG 트윈스가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의 베이스볼필드 불펜에 LG 관계자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불펜 피칭을 지도할 투수 코치와 배터리 코치 외에도 데이터분석팀, 운영팀 등 직원들이 평소보다 많았다. 염경엽 감독도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34번 배번을 단 외국인 투수가 불펜 마운드에 올랐다. LG가 100만 달러에 계약한 디트릭 엔스였다. 엔스의 첫 불펜 피칭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엔스는 포수 김성우와 짝을 이뤄 피칭을 시작했다. 패스트볼 위주로 던지다가 점차 변화구를 점검했다. 슬라이더와 커터를 번갈아 던졌고, 낙차 큰 체인지업과 커브를 뒤이어 던졌다.
염 감독은 포수 옆에 서서 엔스의 투구를 보면서, 고개를 계속해서 끄덕이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염 감독은 “숙제 내 준 것을 잘 준비해 온 것 같더라. 체인지업도 많이 연습해서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김경태 투수코치는 불펜 피칭을 마친 엔스에게 “체인지업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영상으로 봤던 것보다 오늘 전력으로 던진 것이 아니지만 달라진 점이 보인다”고 칭찬했다.
이어 “팔 스피드가 좋아졌다. 커브도 완전히 종으로 떨어지더라”며 "슬라이더가 혹시 스위퍼 그립으로 던지는 것 아닌가. 공 움직임이 스위퍼 같은 느낌이더라”고 물었다. 이에 엔스는 자신의 슬라이더, 커터, 커브의 구종에 대해 언급했다.
30구를 던지고 첫 불펜 피칭을 마친 엔스는 “오늘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첫 불펜 피칭을 했는데, 전반적으로 느낌이 좋았다. 오늘 몸 상태를 봤을때는 85점 정도 주고 싶다. 앞으로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엔스는 “내 장점은 빠른 템포에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져 타자와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12월 엔스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플럿코와 이별하고 새 외국인 투수로 엔스를 영입한 것.
엔스는 2012년 드래프트 19라운드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고, 메이저리그 데뷔는 2017년 7월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이후에 이뤄졌다. 그해 2경기(4이닝 3자책점) 평균자책점 6.75을 기록했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탬파베이 레이스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었다. 2021년 탬파베이에서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불펜 투수로 9경기(22⅓이닝)에 등판해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경기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85경기(739이닝) 55승 40패 3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엔스는 2022년부터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2년간 뛰며 35경기 11승 17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23경기(122⅓이닝)에 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4로 활약했는데, 지난해는 12경기 1승 10패 평균자책점 5.17로 부진했다. LG에서 다시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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