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중순이었다. 키움 이주형(23)은 당시 LG 소속으로 군 제대를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나왔고,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제대 후 몸 만들기와 퓨처스리그 출장 그리고 1군 무대를 향한 이야기를 나눴다.
1년이 지나고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 차려진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이주형을 만났다.
1년 동안 이주형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LG 선수가 아닌 키움 선수다. LG에서 2군 유망주였으나 지금은 키움의 어엿한 주전이 됐다.
이주형은 지난해 7월 키움과 LG의 대형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우승을 향해 선발 투수가 필요했던 LG가 키움 투수 최원태를 데려가고, 이주형과 신인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보냈다.
이주형의 야구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선수층이 두터운 LG에서 1군 출장 기회가 적었던 이주형은 키움으로 트레이드되자 많은 출장 기회를 받고 타격 재능을 터뜨렸다. 올해 연봉 재계약에서 100% 인상됐는데, 이주형은 지난해 자신에 대해 “70점 정도 된다. 그중에 60점은 운이 따라줬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주형에겐 데뷔 후 첫 해외 캠프다. 그는 “1월 중순에 선발대로 들어와서 몸을 잘 만들었다. 시차 적응을 하느라, 처음 3~4일 동안은 낮잠을 이겨내는데 힘들었다”며 “날씨가 좋고, 야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이라 좋다. 숙소에서 야간 훈련도 하고…야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은 이천과 비슷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극적인 변화에 대해 이주형은 “아쉬운 것도 많고, 결과가 따라줬기 때문에 계속 경기에 뛸 수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했던 것 같다. (LG에서는) 1군에 올라오면 매번 쪼그라들어서 못했던 모습이 많았는데, (키움에서는) 결과가 좋게 나오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부상 때문에 주루와 수비에서 많이 못 보여준 것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출장 경기 수가 적었는데도(키움에서 51경기 뛰었다) 부상이 온 것을 보면, 올해 144경기 풀타임 시즌을 뛰어야 하는데, 부상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게 됐다.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 설정이나 목표가 뚜렷하게 세워진 것 같아 큰 의미가 있었던 시즌이라고 생각한다”고 지난해를 뒤돌아봤다.
좋았던 점보다 부족한 부분을 먼저 생각하며 준비하는 자세가 돋보였다. 그래서인지 이주형은 지난해 자신의 점수를 매긴다면 “7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60점은 운이 잘 따랐던 것 같고, 10점은 내가 준비했던 것을 착실하게 잘 해서 보여준 것 같다. 부족한 30점은 몸 관리의 아쉬움이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주형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3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으며 재능은 인정 받았다. LG에 입단해 주로 2군에서 뛰었고, 신인 때부터 퓨처스리그에서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20년 타율 3할5푼6리(87타수 31안타), OPS 1.099. 2021년 타율 3할3푼1리(130타수 43안타) OPS 970. 1군에는 2021시즌 도중 데뷔했는데 14경기 타율 1할2푼5리를 기록하고 그해 8월 현역으로 군대 입대했다.
한정된 1군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1군에는 2021시즌 도중 데뷔했는데 14경기 타율 1할2푼5리를 기록하고 그해 8월 현역으로 군대 입대했다. 지난해 2월 제대한 이주형은 LG에서 1군 통산 32경기 타율 1할9푼4리 2타점에 그쳤다.
이주형은 트레이드 이후 키움에서 선발 라인업으로 매 경기 출장했다. 어쩌다 한 경기, 대타가 아닌 안정된 출장 기회가 보장되자 이주형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5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 6홈런 34타점 30득점 3도루 OPS .911을 기록하며 날개를 펼쳤다.
주전 외야수로 자리매김한 이주형은 연봉이 100% 인상됐다. 지난해 3300만 원에서 올해 연봉은 6600만원에 계약했다. 키움 선수단에서 연봉 최고 인상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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