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일까 독일까?
KIA 타이거즈의 차기 감독 선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주까지 후보군을 확정짓고 다음주부터는 자질을 판단하고 비전을 듣는 면접 인터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3강 후보에 올라있는 전력을 맡는지라 팬들까지 후보를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누가 낙점을 받을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KIA는 지난 1월30일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해지를 통보한 이후 "빠르게 후임 감독 선임을 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전지훈련을 앞두고 갑자기 터진 사태였다. 계약을 마친 다른 구단 소속의 지도자들은 후보에서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야인으로 나와있는 후보들과 내부 승격 후보들을 대상으로 후보 리스트업 작업을 하고 있다.
일단 이번주까지 내부논의를 통해 인터뷰 후보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준영 대표이사가 부임한 이후 감독 선임 프로세스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내부 실무자들이 복수 후보 또는 단일 후보를 압축해 결정권자의 승인을 받아 영입 작업을 진행했다. 최 대표는 2021년 시즌을 마치고 부임 이후 장정석 단장, 김종국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인터뷰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구단주 대행도 인터뷰 면접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단장과 감독을 선임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다양한 인사들이 인터뷰 면접에 응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프로세스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에 대해서도 현재 언론과 팬들의 입길에 오르는 인물들이 중심이 되지 않겠느냐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들 알만한 후보들인지라 구단도 부인하지 않는다. KIA 사령탑을 역임한 선동열 전 감독, 김기태 전 감독을 비롯해 김경문 전 NC 감독, 류중일 전 NC 감독, 김원형 전 SSG 감독, 이동욱 전 NC 감독, 이순철 해설위원, 이종범 전 LG 코치 등이 후보로 팬들의 입길에 올라있다. 내부승격 후보로는 진갑용 수석과 이범호 타격코치가 거론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선 기준이다. 우승권 전력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경험과 경륜도 중요하다. 우승 경험을 가진 후보들이 여럿이다. 동시에 전임 감독이 남긴 생채기를 씻어내고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을 참신함도 필요하다. KIA 구단과 선수들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선수들과 소통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단일 후보는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경험과 참신함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우승을 이끌만한 능력을 갖춘 후보, 아니면 우승 경험이 없어도 팀 분위기를 일신시킬 수 있는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다. 결정권자들이 어떤 기준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신임 감독의 이름이 결정되고 '독 아니면 꿀'이 들어있을지 모를 성배를 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