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이 스프링캠프에서 팀 후배들을 위한 훈훈한 미담이 있었다. 오지환은 사비 600만 원을 스프링캠프에 선발대로 미리 온 후배들의 편의를 위해 선뜻 지원한 것이다.
LG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인디언 스쿨 공원 베이스볼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지난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올해도 정상을 지키며 ‘왕조’를 다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LG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캠프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단 본진은 지난달 31일 스코츠데일에 도착했다. 앞서 정우영(25), 손주영(26), 이지강(25), 김윤식(24), 이상영(24), 강효종(22) 등 투수 6명은 지난달 21일 선발대로 먼저 미국에 들어왔다.
따뜻한 날씨에서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정우영,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한 김윤식, 2022년 5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을 한 손주영은 이번 스프링캠프가 더욱 중요하다. 정우영과 김윤식은 캠프에 참가한 LG 투수 23명 중에서 훈련 스케줄을 조금 느리게 하고 있다.
그런데 2월 1일 스프링캠프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는 구단에서 지원을 해주지 못한다. 선수들이 식사 등을 알아서 챙기고 준비해야 한다. 열흘 정도 먼저 입국해서 먹고 자고 지내는 동안 비용이 적잖이 들어간다.
정우영은 “선발대로 와서 서로 도와주면서 지냈다. 제일 고생한 것은 아무래도 막내 효종이었다. 막내라서 심부름도 하고, 제일 고생했다”며 “지환이 형이 선발대로 온 선수들이 쓰라고 사비로 600만원을 줬다. ‘오지환 미니캠프’라고 불렀다”고 오지환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6명 중 정우영은 고액 연봉자이고, 김윤식이 억대 연봉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연봉이 많지 않다. 오지환은 저연봉 선수들이 먹고 자고 지내는데 불편하지 않고,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남몰래 600만원을 지원해 준 것이다. 마음 씀씀이가 남달랐다.
정우영은 “저는 그래도 (고액 연봉이라) 알아서 할 수 있지만, 지환이 형이 다른 선수들을 도와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선발대로 온 선수들이 필요한 것에 사용하라고 준 것이다. 우영이는 자진해서 왔는데, 나머지 애들은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뭔가 해줄 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해서 줬다”며 “위에 현수 형도 이전에 그랬고, 그 이전 선배들도 그렇게 했다. 나는 그런 것을 보고 배운 거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주장으로서 의무감으로 한 행동이 아니라, 고참으로서 자비로 먼저 와서 훈련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조금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큰 일은 아니다”라고 오지환은 말했지만, 사실 아무리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라고 해도 후배들을 위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오지환 이전에는 김현수가 좋은 선례를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좋은 선후배 관계가 이어내려온 것이다.
정우영은 “현수 형이 (LG에) 왔을 때 그런 것을 잘 잡아주셨던 것 같다. 지환이 형도 이제 그렇게 해주시고, 그런 것을 보면서 나도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에 선배들을 보면 후배들 먹는 것에 안 아끼시고, 저희한테 많이 베풀어 주는 것을 보면서 저도 후배나 동료들을 위해서 돈 쓰는 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정우영도 캠프 때 휴식일에는 후배들을 데리고 식사를 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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