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책 30개에도 데뷔 첫 억대 연봉을 받게 된 김주원(32·NC)이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2024시즌을 준비한다. 올해는 공격과 수비 모두 억대 연봉자에 걸맞은 플레이를 펼치는 게 목표다.
지난달 25일 NC 다이노스가 발표한 2024년 선수단 연봉 계약 자료에 따르면 김주원은 종전 9000만 원에서 78% 인상된 1억6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하며 2021년 프로 데뷔 후 4년 만에 역대 연봉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만난 김주원은 “억대 연봉자가 되니까 당연히 기분이 좋다”라면서도 “그런 연봉을 받는 만큼 이제는 성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책임감이 생긴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유신고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 2차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된 김주원은 프로 3년차를 맞아 127경기 타율 2할3푼3리 10홈런 54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10홈런-10도루를 기록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루에 성공, 차세대 국대 유격수라는 타이틀에 부응했다. 김주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향해 한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에도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보완점도 존재했다. 2022년 2할2푼3리에 이어 타율이 2년 연속 2할대 초반에 머물렀고, 내야진의 야전 사령관인 유격수를 맡아 무려 30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 최다 실책 1위 불명예였다.
김주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훈련 당시 ‘레전드 유격수’ 류중일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당시 류 감독은 “김주원에게 올해 실책이 몇 개냐고 물어봤는데 29개라고 하더라. 너무 많다”라며 “수비하는 걸 보니 던지기 전에 잡는 게 빠르다. 다리 힘을 못 모으니까 정확한 송구가 안 된다. 이 좋은 땅에 29개가 뭐고”라고 대구 사투리를 섞어 가며 안타까워했다.
질책이 자극이 됐을까. 김주원은 “류중일 감독님이 당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올해는 실책 개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정감 있는 수비가 목표다. 실책을 작년의 절반으로 줄이려고 한다”라고 새로운 목표를 전했다.
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프시즌 타격 훈련에 변화도 줬다. 김주원은 “작년에는 캠프 전 배트를 거의 안 잡았다. 송지만 코치님이 당시 배트를 안 잡고 캠프에 가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셨다”라며 “올해는 잘 준비했다. 캠프 가서 바로 실전 들어가도 아무 이상 없을 정도로 준비했다. 성적이 안 좋게 나왔으니 뭐라도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에 다르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책은 절반으로 줄이고, 타율은 그래도 2할5푼 이상은 쳐야할 것 같다. 홈런도 똑같이 두 자릿수 치는 게 목표다”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덧붙였다.
김주원에게 목표가 하나 더 있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쉬움을 씻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고 싶다.
김주원은 “작년에 첫 가을야구를 했는데 너무 좋았다. 되게 큰 경험이 됐다”라며 “아쉽게 떨어졌기에 이번에는 아쉬운 마음으로 끝나지 않게 잘해야 할 것 같다. 올해는 팀이 더 똘똘 뭉쳐서 잘할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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